우리은행이 내달 중순 지주회사로 재탄생한다. 300조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대형 경쟁자의 등장으로 금융권에는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내달 11일 공식 출범한다. 지난 2014년 해체된 후 4년 2개월만이다. 초대회장은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겸직한다. 직원은 80명 정도 근무할 예정이다. ‘원조’ 금융지주사 부활에 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1년 공적자금을 투자한 국내 1호 금융지주사로 출발했다가 민영화 추진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런 우리은행이 다시 지주사로 전환하려는 이유는 신한·KB·하나 등 타 금융지주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그간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비 금융지주 체제로 비 은행부문과 글로벌 확대제약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질 못했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기대효과는 커진다. 우선 은행 대비 출자여력이 커서 조직을 키우는 데 유리하다. 은행은 현행법상 자기자본 20%밖에 출자할 수 없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주사법에서는 출자제한은 없지만 부채비율 등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인 1조2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까지 자회사 출자를 늘릴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 시장도 앞장설 수 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 신탁회사나 자산운용사 인수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비 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 고객 맞춤형 종합서비스를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복합점포와 복합 상품을 활용한 서비스와 더불어 계열사 협업을 통한 고객정보 공유로 신규 수익모델 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마지막 출범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 인사도 대부분 마무리 됐다. 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오는 28일에는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날 주식이전계획과 사외이사 선임 등도 함께 처리한다. 한편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과 함께 민영화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주사 전환 이후에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우리은행 지분 매각을 고려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5월 잔여 지분 매각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예보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하고 현재 지분 18.4%를 보유하고 있다.
위성백 예보 사장은 “지분매각을 언제, 어떻게 할지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시장상황이나 앞으로 방향을 검토해서 결정한다”며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주가흐름을 고려해야 하고 우리금융지주가 잘 운영되는 지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융권 전망에 대해서는 “4대 금융지주 간 경쟁구도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각 지주사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좋은 금융환경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금종 쿠키뉴스 기자
song@kukinews.com
우리금융지주 내달 11일 출범… 고객 서비스 불꽃경쟁 예고
입력 2018-12-19 18:13 수정 2018-12-20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