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가입자들은 해외에서 데이터 로밍 사용 시 음성통화를 무료로 할 수 있다. 데이터 로밍 비사용자도 현지에서 와이파이를 잡고 T전화를 활용하면 무료 음성통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국내 수신자도 무료로 전화를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17일부터 데이터 로밍 가입자에게 해외 168개국에서 음성 로밍 통화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통화 애플리케이션(앱) ‘T전화’로 전화를 걸면 별도 신청 없이도 통화료가 면제된다. 카카오 보이스톡와 달리 데이터도 차감되지 않는다. 로밍국↔한국, 로밍국↔로밍국에서의 수발신료가 모두 무료다. 이전에는 전화를 걸고 받을 때 모두 통화료를 내야 했다.
SK텔레콤은 해외에서도 국내에서 전화하는 것과 같은 편리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먼저 한국에서 쓰던 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게 했다. 로밍 대신 현지 유심칩을 쓰면 현지에서 받은 새 번호를 써야 해 불편하다. 아울러 통화 상대가 T전화를 깔지 않아도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상대방이 카카오톡을 깔았을 때만 전화를 걸 수 있는 카카오 보이스톡과 차별화하자는 취지다.
데이터 로밍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T전화를 쓰더라도 통화료를 내야 한다. 다만 값비싼 로밍 통화료 대신 데이터 비용이 청구된다. 카카오 보이스톡을 사용했을 때 비용(패킷당 0.275원)과 같다. 하루 상한은 5000원(최대 약 18분)이다. 데이터 로밍 비가입자라도 무료 와이파이를 잡아 T전화를 활용하면 가입자와 같은 음성 통화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개편은 이동통신 3사가 2015년 국내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처음 발표했을 때와 닮았다. 당시에도 모바일인터넷전화 등 기존 통화 서비스의 대체재가 늘자 이통사들은 통화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데이터 중심으로 서둘러 요금제를 개편했다.
기술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은 이번 개편을 통해 로밍 통화에 활용해온 해외·국제망을 통화전용망에서 인터넷망으로 바꿨다. 그동안 속도와 음질이 모두 떨어지는 3G 통화전용망을 주로 사용하다 LTE 인터넷망으로 바꾼 것이다. 인터넷망은 통화전용망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싼 데다 성능도 좋아 로밍 혜택을 늘릴 여지가 크다.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도 인터넷망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단기간 내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T전화라는 모바일인터넷전화 플랫폼을 갖고 있어 전환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SKT, 데이터 로밍 땐 해외 통화료 ‘공짜’
입력 2018-12-17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