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직전 원점으로 되돌아간 ‘광주형 일자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협상단장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지역 노동계와의 조율이 만만치 않은데다 임원인사와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는 등 현대차그룹 내부도 복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재개를 위해 전면에 나선 이 시장이 최적의 투자여건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차와 신뢰관계를 회복해 꼬여버린 협상 매듭을 풀고 당초 취지에 맞는 노사상생의 광주형 일자리를 선보이기 위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지난 6월에 이어 연거푸 무산된 협상조인식이 반드시 개최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5일 광주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청와대와 중앙정부도 막후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광주시민들이 대승적으로 판단해 사업 성공의 뜻을 모아 달라”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협상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광주시가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현대차그룹은 임원인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질적 협상 주체가 바뀔 수도 있다. 게다가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추진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도 가시화되고 있어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광주시와의 협상이 핵심 현안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임단협 5년 유예’ 조항에 대한 지역 노동계와의 의견 차이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노총과 광주시는 일단 냉각기를 갖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역 노동계 인사들은 “임단협을 5년간 하지 않는 독소조항은 현행법 위반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동계와 현대차 양측과의 협상 전면에 나선 이 시장은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홍보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이다. 협상이 한동안 재개되지 못하면 협상동력이 약화되고 올해 안에 광주형 일자리 해법을 찾는 반전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당사자 간 신뢰회복이 급선무”라며 “최적의 협상여건을 갖추기 위해 각계각층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이용섭 시장 전면 나섰지만… 광주형 일자리 장기화 국면
입력 2018-12-17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