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총장 “저부터 목을 쳐 주십시오”, 이진곤 위원 인터뷰

입력 2018-12-17 04:00
김용태(오른쪽)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겸 조직강화특별위원장과 이진곤 조강특위 외부위원이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하러 국회 회의장으로 가고 있다. 이 회의에서 현역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 및 공모 배제가 결정됐다. 뉴시스
이진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외부위원이 현역 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교체 결정과 관련해 “인적 쇄신과 당의 대여(對與) 투쟁력 확보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교체 폭을 고심했다”며 “그 사이 중용을 지키는 선에서 21명이라는 숫자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조강특위 책임자로 영입됐던 전원책 변호사가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갈등 끝에 지난달 경질된 이후 사실상 조강특위 리더로서 한국당 인적 쇄신 작업을 주도해 왔다. 그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에 인적 쇄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한국당을 버릴 것이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쇄신하자니 당의 전투력을 완전히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어 그게 참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위원은 교체 당사자 일부가 거세게 저항하는 것에 대해서는 “도대체 그분들은 어떻게 당에 기여하려 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많이 누린 사람들이 당을 위해 먼저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당 몰락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큰소리를 내고 싶다면 자기희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이면서도 교체 명단에 오른 김용태 사무총장은 전 변호사 영입에 나설 때부터 당협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김 총장이 처음에 전 변호사를 만나 조강특위 운영의 전권을 주겠다고 했을 때 전 변호사는 ‘그러면 당신부터 날리겠다’고 했고, 김 총장은 ‘당연합니다. 저부터 목을 쳐 주십시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김 총장은 처음부터 희생을 각오하고 이 작업에 참여했다”며 “먼저 결심을 해줘 우리 부담도 줄었고 인적 쇄신의 명분도 생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가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는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현역 의원도 아니고 당협위원장 총사퇴 전에 지역구를 맡고 있지도 않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가 당협위원장에 공모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 공모한다면 그 방향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