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컬리’가 불붙인 새벽배송 전쟁, 신선식품의 속도 경쟁

입력 2018-12-17 04:00

맞벌이 부부 김은혜(34)씨 가족은 ‘마켓 컬리’의 ‘샛별 배송’ 서비스를 애용한다. 자주 집밥을 먹지 못하는 대신 신선한 식재료로 간단하게 샐러드를 만들거나 집 근처에서는 구하기 힘든 빵을 시켜먹는다. 김씨는 “갓 배송된 신선한 재료로 아침을 챙겨 먹고 나가면 몸도 든든하고 기분도 좋다. 싸게 잔뜩 사서 버리게 되느니 비싼 걸 조금씩 사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이른 아침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5년 시작한 프리미엄 푸드마켓 ‘마켓 컬리’가 새벽 배송 서비스인 ‘샛별 배송’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주요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쿠팡,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는 물론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업체까지 가세했다.

2015년만 해도 새벽배송 시장은 10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동안 무려 40배나 커지며 올해 시장규모는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곳은 서울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뿐이고, 배송료도 3000~5000원 정도로 일반 배송(무료~2500원)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쿠팡, 헬로네이처 등은 유료 회원제로 운영된다.

그럼에도 소비자들 반응은 뜨겁다. 1인 가구 증가, 가성비 못잖게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풍조의 확산, 젊은 주부 중심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이 ‘신선한 식재료를 신선할 때’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도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이유다.

새벽배송 시장 확대에는 ‘물류 혁신’도 한몫을 했다. 서울 송파구 동남권물류단지 등 주요 지역에 들어선 물류센터마다 정보통신(IT)에 기반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IT 시스템이 물류 업무에 속도를 높여주면서 새벽배송이 가능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가 경쟁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신선식품 시장을 중심으로 ‘속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만족도까지 충족시켜야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