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2016년 창설한 국제종합무예경기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전통무예의 세계무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몽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어 머지않아 충북이 전 세계 무예인들 사이에서 ‘무예의 도시’로 불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위원장인 이시종 충북지사는 몽골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14~16일 몽골을 방문했다. 이 지사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평소 무예에 관심이 많은 할트마긴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의 면담 등을 통해 세계무예마스터십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5일 이 지사는 울란바토르 대통령궁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바툴가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내년 무예마스터십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이 지사의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초청에 “방한 일정을 고려해 참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내년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개회식과 방한 일정이 연결됐으면 좋겠다”며 “충북도와 몽골이 무예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와 의료산업 등도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무예인의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될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 몽골 정부 차원에서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충북과 몽골이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인류의 공존과 평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지구촌 무예인들뿐 아니라 올림픽처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후 몽골 올림픽위원장과 몽골 교육문화체육부 차관, 몽골 삼보연맹 회장 등 무예·스포츠 관계자들을 만나 몽골의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 설립과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몽골 선수단 참가 등을 논의했다.
WM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처럼 무예마스터십을 주관하는 기구다. 현재 17개 무예 종목 국제연맹과 무예계 저명인사 등 48명으로 구성됐다. WMC는 청주에 본부를 두고 유네스코, IOC, 그리고 각 국제연맹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무예올림픽’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WMC 해외 위원회는 인도네시아에 처음으로 설립됐다. WMC는 지난달 청주에서 열린 제3차 총회에서 인도네시아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 설립을 최종 승인했다. 몽골에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가 설립되면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WMC는 향후 인도, 네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미주 등으로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 설립을 확대할 계획이다.
WMC는 정부의 국제체육행사로 승인된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내년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충북 충주시 일원에서 개최한다.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를 슬로건으로 22개 종목에 걸쳐 100개국 4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할 예정이다.
WMC는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를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대회장으로 위촉했고 반기문 IOC 윤리위원장의 명예 대회장 위촉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 무예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 총재가 대회장을 맡으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다양한 종목 유치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WMC는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을 국제체육기구 공인 대회로 치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7월 태국 방콕에서 국제스포츠·무예기구인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스테판 팍스 부회장과 만나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의 GAISF 공인대회 지정에 대해 논의했다. GAISF는 92개 스포츠 관련 국제연맹이 가입돼 있어 IOC와 더불어 대표적인 국제 스포츠기구로 꼽히고 있다. WMC는 IOC와 GAISF로부터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공인 대회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OC와 GAISF의 인증 대회가 되면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미개척 스포츠분야인 ‘무예’를 선점하고 있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과 충주국제조정경기장,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UNESCO ICM), 세계무술연맹(WoMAU),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등 스포츠·무예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스포츠·무예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음악과 미술, 공예, 연극, 영화, 무용 등의 축제는 많이 있다. 그러나 무예를 주제로 한 국제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충북도가 무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는 이유다. 도는 전통 속에 머물러 있던 무예를 세계인이 함께하는 스포츠로 만들고, 세계가 하나 되는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도는 2016년 역사상 세계 최초·최대 규모로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를 개최했다. 국제종합무예경기인 세계무예마스터십에는 종목별 국제연맹이 선발한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81개국에서 검도, 무에타이, 삼보, 주짓수 등 17개 종목 선수들 1940명이 참가했던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에서 81억원의 저예산으로, 정부가 아닌 지자체 주도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후 정부는 이 대회를 공공 외교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정부가 무예마스터십의 발전 가능성과 공공외교 기여도 등을 인정한 것이다.
울란바토르=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공공 외교 모범사례가 된 ‘충북도의 세계무예 축제’
입력 2018-12-17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