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시대의 핵심 데이터 기술로 꼽히는 ‘엣지컴퓨팅’ 기술이 영토를 넓히고 있다. 엣지컴퓨팅은 스마트폰이나 통신 기지국 등 통신 말단에서 데이터를 자체 처리하는 기술이다. 중앙 데이터센터로 몰리는 트래픽을 분산시켜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 IoT 기술의 순발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5G 통신망에 엣지컴퓨팅 기술을 적용한다고 13일 밝혔다. 내년부터 모바일 엣지컴퓨팅 활용을 원하는 기업과 계약을 맺고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상현실(VR) 콘텐츠 업체같이 데이터 속도가 중요한 고용량 콘텐츠 기업이 먼저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산된 소형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컴퓨팅은 서버가 중앙집권화된 클라우드 컴퓨팅의 보완재로 꼽힌다. 엣지컴퓨팅은 데이터 수요가 직접 발생하는 이용자 주변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나 무선통신 기지국, 소형 클라우드 등 통신 말단(엣지)에서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산 처리한다. 중앙 클라우드까지 데이터를 보낼 필요가 없어 서비스 지연시간이 단축된다. 사람이 뜨거운 것을 만질 때 뇌를 거치지 않고도 반사작용으로 즉각 몸을 움츠릴 수 있는 것처럼 클라우드(뇌)와 엣지(말단조직)의 역할을 나눈 것이다.
엣지컴퓨팅은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 재난 대응용 로봇·드론 등 데이터 대용량 서비스에서 폭넓게 적용될 예정이다.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몰릴 필요가 없어 보안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과 화웨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미 엣지컴퓨팅 도입을 위한 하드웨어 경쟁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 단계에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AI칩을 개발·확장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7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전문 칩 ‘엣지 TPU’를 공개했다. 기존 TPU는 구글의 머신러닝 엔진 ‘텐서플로’에 특화된 AI칩이었다. 학습과 추론 등 머신러닝 작업량, 전력소비량, 비용을 줄여준다. 엣지 TPU는 기존 TPU의 축소판으로, 수많은 IoT 기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인종 구글코리아 부사장은 “하드웨어 AI 가속기를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엣지까지 전 영역에서 운영할 수 있는 건 구글뿐”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중국 화웨이도 올해 ‘말단 AI 전략’을 강조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사진 촬영과 외국어 번역 등 스마트폰에서 자주 사용하는 AI 연산을 화웨이 스마트폰 내에서 자체 수행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스마트공장 돌릴 ‘엣지컴퓨팅’ 눈앞
입력 2018-12-13 19:33 수정 2018-12-13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