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아닌 하나님만 바라보며 기도할 것”

입력 2018-12-17 00:03
두상달 국가조찬기도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조찬기도회 사무실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할렐루야’를 외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한다. 국가조찬기도회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두상달(79·칠성산업 대표이사) 장로를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했다. 두 장로는 만나는 중년 남성들마다 “설거지는 했는가”라며 묻는 것으로 이름난 가정사역 전문가다.

서울 여의도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실에서 지난 13일 만난 두 장로는 “국가의 최소단위는 가정이며 가정은 1차 사역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와 지구촌을 구하겠다고 열방을 누빈들 가정이 망가지면 헛된 일”이라며 “가정이 행복하고 평안해야 국가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두 장로의 이 같은 신념은 국가조찬기도회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우선 국가조찬기도회는 조찬 모임 이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저출산과 가정 문제 등 다음세대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통일 등 민족의 중요한 과제도 논의한다. 평소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 각지는 물론 세계에서 찾아온 손님들로부터 조찬 모임만 하고 끝나 아쉽다는 얘기가 많았던 터다.

두 장로는 국가조찬기도회를 “거시적인 숲과 같다”고 표현했다. 교회와 단체가 나무와 같다면 기도회는 이들을 아우른다는 뜻이다. 그 생태계를 더 잘 가꾸려 한다. 두 장로는 “기도회가 1년에 한 번 열려서는 그 다짐이 쉽게 잊힌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전국과 세계에 흩어진 국가조찬기도회 지부를 연결해, 함께 더 자주 기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가조찬기도회가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국가조찬기도회가 정권에 용비어천가를 부른다’는 비판적 시각이 있음을 두 장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하실 목사님이 선정되면 혹 정권에 아부하는 듯한 설교를 하지 않을까 늘 조마조마했다”며 “정권은 항상 변하지만 국가조찬기도회는 존속하기에 정권이 아닌 하나님만 바라보며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찬기도회가 지도자를 위해 기도함은 오로지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임을 인정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하자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성공한 기업인인 두 장로는 스스로를 기업인이 아닌 전도사라 불렀다. 그는 한국기독실업인회 직전 회장을 지냈고 중동선교회, 기아대책 등 선교단체의 이사장도 역임했다. ㈔가정문화원 이사장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자는 강의를 해왔다. 팔순을 앞둔 그가 지닌 꿈은 뭘까.

“20대의 저는 고 김준곤 목사의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는 말씀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한국교회가 그때의 뜨거웠던 첫사랑을 되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