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오른 곳 ‘0’… 급등했던 강남4구·용산 낙폭 더 커

입력 2018-12-14 04:01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일수록 많이 떨어졌다.”

서울 강남4구와 용산 등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전 집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의 낙폭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집값 하락이 시작된 지 6주 만에 25개 자치구 전체가 약·보합세로 전환해 집값 상승 자치구 ‘0’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이 13일 발표한 12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05%, 전세가격은 0.08% 하락했다. 서울(-0.06%→-0.05%)과 수도권(-0.03%→-0.02%)의 하락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하락세는 공고해지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9·13 대책과 금리 인상 등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망세에 따라 서울 모든 구에서 보합 내지 하락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 매매가격이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곳은 종로·중·강북·서대문구 등 4곳뿐이었다. 특히 그간 나홀로 강세를 유지했던 종로구와 중구 매매가격이 보합세로 전환된 가운데 중구는 지난해 8월 이후 68주 만에 상승을 멈췄다. 강남구(-0.14%)와 송파구(-0.11%)가 0.1% 이상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용산·성동·동대문·구로·동작구 등이 각각 0.06% 떨어져 뒤를 이었다. 연초부터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개발 호재로 단기 급등했던 용산·동작구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하락세를 부채질하듯 시장 내 거래량도 확연히 줄고 있다. 부동산 전문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일까지 올해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7만9433건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세가 공고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9만9900건)보다 20.5%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강남4구의 거래량이 1만4733건으로 1년 전보다 41.8% 감소했다. 강남구는 34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38건)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대출 규제로 주택 구입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유지하며 버티고 있고, 매수자들은 이에 거래수요 자체를 거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공감대가 폭넓게 퍼지면서 관망세가 두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