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조화를 이룬 용인 삼성생명이 국내파 위주의 끈끈한 수비로 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삼성생명은 13일 현재 여자프로농구(WKBL) 정규리그 3위(6승 5패)에 올라 있다. 지난 7일 ‘최강팀’ 아산 우리은행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고, 지난 3일과 10일 수원 OK저축은행을 두 차례 완파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강조하던 수비 농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7개의 실책을 상대팀으로부터 유도했다. 팀 스틸은 경기당 10.3개(1위)로 유일한 두 자릿수다. 배혜윤(평균 2.18개) 김한별(1.73개) 박하나(1.36개) 등 주축선수들이 많은 스틸을 해내고 있다. 스틸 외 상대 공격권을 빼앗을 때 주어지는 굿디펜스는 49회(2위)다. 박하나가 11회, 김한별이 7회를 기록했다.
신예 가드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윤예빈이 평균 20분22초, 이주연은 14분40초씩 코트를 누비고 있다. 두 선수는 집요한 압박 수비로 상대의 공을 뺏고, 팀이 경기 초반 수비 주도권을 잡는데 기여한다. 윤예빈은 경기당 1.27스틸을, 이주연은 7차례 굿디펜스를 얻어냈다. 박스아웃이나 루즈볼 싸움 등 보이지 않는 궂은 일은 이들의 몫이다.
이주연은 “압박 수비가 힘들지만 한 발 더 뛰며 상대를 괴롭힌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윤예빈은 “비시즌에 수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 운동을 많이 했다”며 “상대선수의 습관이나 스타일을 파악하고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삼성생명은 외국인 선수 티아나 호킨스가 부상을 이유로 팀 합류를 미뤄 골머리를 앓았다. 대체선수 아이샤 서덜랜드는 경기당 12.5점, 9.8리바운드에 머물러 팀의 기대에 2% 부족했다. 지난 6일 카리스마 펜을 새로 영입했지만 팀내 비중이 크진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신예들의 성장은 더욱 반가울 따름이다.
삼성생명은 비시즌 국내파 중심의 수비를 준비했다. “강팀이 되려면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임 감독의 철학이 반영됐다. 대인 수비는 물론 상대선수를 바꿔 막는 스위치 디펜스, 로테이션을 통한 팀 수비 등을 차근차근 반복 숙달했다. 이주연은 “수비를 다시 배우면서 이동에 용이하도록 자세를 더 낮췄다. 팀 수비도 기초부터 단계별로 밟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비 성공 후 전개되는 속공은 삼성생명의 강점이다. 올 시즌 속공 성공률은 70.2%로 2위다. 삼성생명이 리그에서 가장 높은 평균 득점(71.8점)을 가져갈 수 있는 힘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삼성생명 살리는 ‘지옥 수비’ 두 빗장
입력 2018-12-13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