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힘들어… 전북지역 특성화고 입시 올해도 ‘미달’

입력 2018-12-13 21:03
전북지역 특성화고와 일반고 직업반의 상당수가 내년 신입생 정원을 또 채우지 못했다. 이 같은 정원 미달 상황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13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특성화고 24곳 가운데 18곳이 2019학년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또 일반고 직업반 7곳 중 4곳도 정원에 미달했다. 이들 학교의 합격자는 모집 정원의 77% 정도에 불과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31개 학교의 전체 신입생 모집 정원은 3370명이지만 합격자 숫자는 900명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북에서는 지난해에도 31개 학교 가운데 올해와 같은 숫자인 22곳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전반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한 것도 한 가지 원인이지만, 낮은 특성화고 취업률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4년간 도내 특성화고와 일반고 직업반 졸업생의 취업률은 30%대에 머물렀다.

반면 군산기계공고와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한국경마축산고, 전북기계공고까지 4개 마이스터고는 해마다 정원을 모두 채우고 있어 대조를 보인다.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2014년 80.8%에서 2017년 91.9%로 상승했다.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항공분야 특성화 교육을 자랑하는 고창 강호항공고는 8개 반 176명 모집에 343명이 응시하는 등 인기를 끌었고, 임실 한국치즈과학고와 부안 줄포자동차공고 등도 무난히 정원을 채웠다.

해마다 줄어드는 도내 중학생 수를 감안하면 이 같은 양극화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지역 고교 신입생 수는 내년 1만7820명, 2020년 1만7120명, 2021년 1만5919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들 중 18% 정도가 일반고가 아닌 마이스터고·특성화고 또는 일반고 직업반에 입학하고 있는 만큼 학교별 격차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미달 상황은 학생 수 감소가 큰 원인이지만 그럼에도 각 학교별로 학과 개편을 통해 특정분야의 전문인을 육성시키는 방향으로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며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을 통해 기업 채용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