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일본 독일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10년물)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위험자산을 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팽배해지면서 국채가격 상승(국채금리 하락)을 부르는 것이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의 가치는 추락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신호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0월 말 0.13%에서 지난 10일 0.04%로 0.09%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독일은 0.14% 포인트, 영국은 0.24% 포인트 내렸다.
독일과 일본은 경제지표 하락,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신흥국들도 선진국 국채금리 하락에 동조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각각 0.27% 포인트 내렸고, 인도도 0.26% 포인트 떨어졌다.
주요국 국채금리를 끌어내린 ‘방아쇠’는 미국 국채금리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이후 0.28% 포인트나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관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불확실한 행보를 보인 탓이 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바로 아래에 이르렀다”고 발언하면서 긴축 통화정책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은 글로벌 증시에 한파를 불러왔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영국 의회의 비준투표 잠정 연기 등이 이런 흐름에 불을 지폈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한 달 사이 평균 2.8%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독일 DAX는 각각 3.2%, 7.2% 내렸다. 영국 FTSE100지수도 5.7% 하락했다. 신흥국들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소폭 상승(0.7%)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7% 떨어졌고, 한국은 1.2% 올랐다.
한편 한국 외환시장에는 지난달 이후 3억60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채권 투자자금이 들어오면서 두 달간 56억9000만 달러나 빠져나갔던 외국인 증권자금 흐름이 석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채권 투자자금은 공공자금 중심으로 유입 규모가 컸다. 주식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순유출액이 10월 40억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대폭 줄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주요 선진국 국채금리 하락세… 경기 침체 신호탄?
입력 2018-12-12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