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식 손학규, 직원들에게 “라면 대신 밥 먹고 와라”

입력 2018-12-12 19:10 수정 2018-12-12 21:10

바른미래당 당대표실 소속 직원들이 12일 점심식사를 하던 중 눈물을 떨궜다. 손학규 대표 때문이었다.

이날 낮 12시 무렵 국회 본관 2층 바른미래당 당대표 비서실에서 직원 4명이 둘러앉아 컵라면과 빵을 먹고 있을 때였다. 비서실 직원들은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지난 6일 단식 농성에 들어간 이후부터 함께 비상근무 중이다. 교대로 밤샘 근무를 하면서 끼니도 주로 사무실 안에서 간단하게 해결하고 있다.

마침 손 대표가 불쑥 사무실로 들어왔다. 손 대표는 화장실에 가거나 옷을 갈아입을 때 가끔 대표실에 들른다. 방 안은 컵라면 냄새가 가득한 상태였다. 직원들은 1주일째 단식 중인 손 대표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젓가락질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 대표는 “나 때문에 여러분이 고생한다”며 한 사람씩 손을 잡았다. 테이블 위 컵라면과 빵을 보고는 “라면 먹지 말고 나가서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와라. 이런 걸로 끼니를 때우면 되느냐”고 말했다.

그 말에 30대 여직원 한 명이 고개를 돌리고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다른 직원들은 “대표님, ○○○ 간사가 울어요”라고 놀리면서도 함께 울컥해졌다고 한다.

손 대표는 우는 직원에게 “왜 울어? 나 때문에 우는 거야?”라며 웃어 보이고는 서둘러 단식 장소인 3층 로텐더홀로 돌아갔다. 그 직원은 “대표님 얼굴을 보는데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갑자기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기력도 없을 손 대표가 당직자들과 마주치면 일일이 악수하고, 때론 하이파이브도 하며 ‘고생한다. 빨리 들어가 쉬라’고 격려해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매일 2명씩 순번을 정해 24시간 릴레이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김관영 원내대표와 오신환 사무총장이 첫 주자로 나섰다.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거제 개혁에 당의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당대표의 단식에 소속 의원들도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