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메모 남기고 사라졌던 택시기사 해프닝… 카풀 갈등 격화

50대 택시기사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발해 분신한 데 이어 60대 다른 택시기사가 극단적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사라졌다가 무사히 발견됐다. 해프닝 성격의 사건이지만 택시기사의 반발 심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어서 앞으로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 충돌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12일 0시20분쯤 서울 강북구의 북서울꿈의숲 벤치 위에서 메모장 4장이 발견됐다. 메모에는 ‘국회 파괴, TNT(폭발물) 보유’ 등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택시기사 자살이 가슴 아프고 택시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 죽고 싶다’는 말도 쓰여 있었다.

경찰은 지문감식을 토대로 택시기사 안모(65)씨가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날 오후 7시쯤 서울 성북구 안씨의 주거지에서 그를 찾아냈다. 안씨는 경찰에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카카오 카풀 이야기를 한 뒤 귀가해 카풀 앱 시행에 항의하는 취지로 메모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또 “감정이 격해 심정을 글로 작성한 것일 뿐 국회를 폭파할 생각이 없고 TNT와 같은 폭발물도 갖고 있지 않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씨가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해 조사 뒤 귀가조치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택시기사 최우기(57)씨의 분향소를 국회 근처에 설치하고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분향소를 찾아 “(카카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려우니까 나왔는데 궁극적으로 잘못 악용될 우려가 있고, 횟수도 안 지키고 (할 가능성이 있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게 계기는 아니지만 당정 간 협의를 제가 직접 긴밀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