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수장만 교체… 삼성전자, 조직개편 ‘안정’에 방점

입력 2018-12-12 19:56

삼성전자가 12일 ‘안정’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5G(5세대 통신)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네트워크사업부장을 교체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내년 경영 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을 바탕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새롭게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게 된 전경훈(사진) 부사장은 5G 전문가로 꼽힌다. 포항공대 교수 출신인 전 부사장은 2012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연구소 차세대 통신연구팀장(전무)으로 합류한 이후 5G 연구에 매진해 왔다. 전 부사장은 전파를 효율적으로 보내는 ‘초고주파 대역 빔포밍 기술’, 끊김 없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5G 다중셀 핸드오버 기술’ 개발 등을 진두지휘해 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TE에서 5G로 통신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인 만큼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결정”이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8년간 네트워크사업부를 이끌었던 김영기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난다. 반도체·부품(DS)부문 내에는 경영지원실이 신설된다.

삼성전자로선 5G 시대 개막과 함께 통신장비 분야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거부하는 등 시장 환경도 삼성전자에 우호적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글로벌 5G 장비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5G에 220억 달러(약 25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사 폭이 적은 것은 지난해 3개 사업부문장을 모두 교체한 터라 올해 다시 큰 조직개편을 할 시기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우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전장 등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분야도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기본틀을 만들어놨다.

이날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서 물러나는 임원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임원 승진자는 158명으로 지난해 221명에 비해 적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임원 수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정확한 수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투자도 보수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둔화가 예상되는 반도체 분야의 경우 예정된 투자는 집행하지만 추가 투자는 일단 보류하는 분위기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