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취업자수 반등… 30~50대 고용악화 등 질적 개선은 없어

입력 2018-12-13 04:00
취업자 수가 10개월 만에 크게 늘었다. 올해 1000명대까지 추락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달 16만5000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물음표투성이다. 개선 흐름이 이어질지, 반짝 상승에 그칠지 불투명하다.

세부 내용을 보면 흐름은 뒤엉켜 있다. 통계청은 일용직 건설노동자, 도소매·숙박음식점 일자리에서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고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면 그동안 고용시장을 추락시킨 속살은 그대로다. 일자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침체는 여전했고,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50대 고용 악화는 이어졌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1월(33만4000명)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월평균 30만명이 늘었던 취업자 수는 올해 여름 1000명대까지 곤두박질쳤었다.

취업자 수는 주로 외부 요인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진하던 건설업 취업자 수가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7만3000명 늘었다. 올해 1월(9만9000명)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과 이달에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일용직 일자리를 중심으로 건설노동자가 늘었다.

돌아온 유커(중국인 관광객)도 일자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30만명대였던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하반기 40만명대 후반까지 늘었다. 여기에 힘입어 극심한 경영난을 겪던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 감소폭이 둔화됐다. 10월에만 일자리 10만개가 사라졌던 도소매업의 경우 지난달 일자리 감소폭이 6만9000개에 그쳤다. 숙박음식점업도 감소폭이 한 달 사이 9만7000개에서 5만9000개로 줄었다. 뒤집어 보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전월 대비 약 6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 셈이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점은 그대로다. ‘일자리 참사’를 일으킨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 침체에 따른 30~50대 일자리 실종이다. 지난달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 대비 9만1000개 없어졌다. 10월(-4만5000개)과 비교해 감소폭이 배 이상 커졌다. 이 때문에 20대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4만6000명 줄어든 반면 30대(2000명), 40대(2만4000명), 50대(3만6000명) 등은 실업자가 증가했다. 결국 전체 실업률은 취업자 수 증가폭 개선에도 불구하고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인 3.2%를 기록했다.

20대의 경우 제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게임 등 정보통신업 취업자 수가 역대 최고로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도 늘었다. 농림·어업 일자리가 8만4000명, 간병 등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는 16만4000명 증가했다.

여기에다 정부의 단기 일자리 창출 효과도 아리송하다. 정부는 올해 고용시장이 악화되자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단기 일자리 늘리기에 집중해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공공 일자리’로 볼 수 있는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일자리는 전월 대비 1000명 느는데 그쳤다. 전체 16만5000명이라는 취업자 수 증가폭을 견인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다만 정당과 시민단체 일자리가 포함된 협회·단체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 일자리는 3만명 증가했다. 10월(-3만2000명)보다 6만2000명이나 늘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공공행정 부문 취업자 수는 10월과 11월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단기 일자리 창출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협회·단체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이 증가한 이유는 상세내용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