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긴 심한 어지럼증이나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두통이 나타났다면 10~20분 있다가 좋아지더라도 그냥 넘겨선 안 됩니다” 김한영 건국대병원 뇌졸중센터장(신경과 교수)은 “미니 뇌졸중을 주의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니 뇌졸중은 ‘일과성허혈발작’ 증상을 말한다. 뇌혈관이 일시적으로 막혔다 풀리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어눌한 발음 및 언어장애, 팔다리 힘 빠짐,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 시력이상 등 뇌졸중의 주요 증상이 나타났다가 24시간 내에 사라진다고 해서 미니 뇌졸중이라 부른다. 미니 뇌졸중은 짧게는 10~20분 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신호로 방치하면 치명적인 뇌졸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파열되는 뇌출혈 두 유형으로 나뉜다. 뇌졸중 발생 직후 제대로 처치하지 않으면 반신마비, 언어장애나 의식장애, 치매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미니 뇌졸중 여부를 잘 살피는 것은 물론,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50세 이상이나, 흡연·비만 등 뇌줄중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이른 고혈압·당뇨로 30~40대 젊은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에는 ‘시간’이 관건이다. 한 번 손상된 뇌세포는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막히거나 터진 뇌혈관을 복구하는 치료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김한영 교수는 “뇌졸중 발병 시 4.5시간 내에 응급실에 도착해서 혈전용해치료나 출혈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한 번 뇌졸중을 겪은 환자의 3분의 1이상은 운동장애나 뇌졸중성 치매, 언어능력 감퇴 등 후유증을 경험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이런 후유증은 정상생활 복귀기가 어렵기 때문에 발생 초기에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국대병원 뇌졸중센터는 뇌졸중 환자의 신속한 치료 개입을 위해서 자체 구축한 ‘KARE(Konkuk Acute stRoke carE)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응급실 대기시간 때문에 급성 뇌졸중 환자 치료가 지체되지 않도록 응급의료진과 뇌졸중센터의 진단·연락체계를 촘촘히 한 것이다. 김 교수는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간호사, 응급의학과 의료진이 체계화한 진단기준에 따라 뇌졸중 가능성을 빠르게 진단하고, 이상 소견이 나타나면 뇌졸중센터로 연계된다”며 “뇌졸중 환자가 골든타임인 4.5시간 내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다”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에는 갑작스러운 혈압상승에 주의해야 한다. 또 적당한 운동과 골고루 먹는 식습관도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다만 뇌졸중 예방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무턱대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급격한 기온 변화는 혈관수축과 갑작스런 혈압상승을 야기하므로 겨울철 외출 시에는 따뜻하게 입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골고루 드시고 즐겁게 운동하시라고 말씀드린다. 아스피린의 경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출혈성 위험을 야기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진단을 통해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
찬바람 불면 ‘미니 뇌졸중’ 조심 … 어지럼증은 경계 신호
입력 2018-12-16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