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이라면 이 남자를 모를 리 없다.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어둠 속에 살아가는 천재적 예술가, 팬텀이 돌아왔다.
뮤지컬 ‘팬텀’은 세계 4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가스통 르루 작가의 동명 원작(1910)을 다르게 해석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유령’이 팬텀을 비롯한 세 남녀 주인공의 삼각관계를 다룬다면, ‘팬텀’은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는 팬텀의 인간적인 면에 주목한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 은신처에 숨어 지내던 팬텀이 청아한 목소리를 지닌 크리스틴 다에를 디바로 성장시키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는 게 작품의 얼개다. 가장 특징적인 건 오페라와 발레, 팝을 접목한 종합예술을 표방한다는 점. 팬텀의 출생 배경을 보여주는 발레 장면이 압권이다.
‘나인’으로 토니상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극작가 아서 코핏, ‘나인’ ‘타이타닉’으로 토니상 최고음악상을 받은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협업했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됐는데, 그해와 이듬해 모두 성공을 거뒀다. 박효신 류정한 박은태 등 연기력과 가창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흥행을 이끌었다.
세 번째 시즌에도 걸출한 배우들이 함께한다. 임태경(45)과 정성화(43)가 새로운 팬텀을 연기하고, 초연에 참여했던 카이(본명 정기열·37)도 다시 합류했다. ‘서곡-내 비극적인 이야기’ ‘이렇게 그대를 품에’ 같은 곡들을 통해 사랑 분노 설렘 두려움 등 다양한 층위의 감정을 펼쳐낸다.
임태경은 “인생작을 만난 것 같다”면서 “연습할 때부터 정말 재미있었다. 동료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정성화는 “어떻게 하면 정성화만의 팬텀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부담도 되지만 하나하나 답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거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는 카이는 “팬텀의 결핍을 좀 더 감싸주고 싶어졌다. 배우가 한 작품에 두 번 출연하는 건 큰 행운이자 도전이다. 그 기쁨을 무대에서 만끽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2월 17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권남영 기자
어둠 속 사랑의 빛이… 임태경·정성화·카이 3人3色 ‘팬텀’
입력 2018-12-13 06:00 수정 2018-12-13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