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공간에 ‘태양광 지하정원(조감도)’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종로타워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지하 유휴공간에 태양광으로 식물을 키우는 지하정원을 만들어 내년 10월 개방한다고 11일 밝혔다.
종각역 지하공간은 별다른 쓰임새가 없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공간이 850㎡로 꽤 넓고 천장 높이가 약 5m나 된다는 점에 주목해 자연광을 이용한 지하정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종각역 지하정원의 핵심 시설은 지상의 햇빛을 지하로 끌어들이는 태양광 채광시스템이다. 지하정원 천장에 8개 채광시스템을 설치해 햇빛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태양광 채광시스템은 2개의 비구면 거울을 이용해 태양광을 고밀도로 집적한 후 특수제작한 렌즈를 통해 장거리 전송하는 방식이다.
지상부에 설치되는 집광부는 투명한 기둥 형태로 설치해 집광된 태양광이 지하로 전송되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태양광 채광시스템이 자동으로 LED 광원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지하공원은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일정한 조도를 확보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하정원에 레몬트리, 오렌지나무 같은 과실수와 음지식물 등 다양한 식물을 심어 사계절 내내 푸른 ‘도심 속 작은 식물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원 곳곳에 가변공간을 조성해 식물 체험과 교육, 공연, 모임, 직장인 힐링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지하 유휴공간을 태양광이 비추는 도심 속 지하정원으로 재생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하 유휴공간의 선도적인 재생모델이자 혁신적인 생태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종각역 지하공원 조성이 완료되면 모니터링 등 데이터 축적 과정을 거쳐 ‘자연광 지하정원’에 대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지하정원 사업과 정책의 국내외 수출 가능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종각역에 ‘태양광 지하정원’ 만든다… 내년 10월 개방
입력 2018-12-11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