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프로야구(KBO)의 대미를 장식하는 황금장갑의 주인공들이 공개됐다. 약물 논란을 딛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재환(두산 베어스)은 골든글러브까지 획득하며 올 시즌 KBO 최고 스타임을 과시했다. 반면 3할 타율, 100타점, 40홈런의 빛나는 활약을 펼친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SK 와이번스는 단 한 명도 골든글러버를 배출하지 못한 역대 첫 한국시리즈 우승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KBO는 1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열었다.
‘약물’ 김재환 수상, 로하스는 탈락
2018 KBO MVP인 김재환의 수상 여부가 관심사였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9경기에 나서 0.334의 타율에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했고 홈런·타점왕을 차지했다. 기록 자체로는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2011년 금지약물 복용 전력으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어 MVP 수상 때부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재환은 이날 166표로 외야수들 중 최다득표에 성공하며 무난히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탁월한 성적이 약물 복용이라는 주홍글씨를 넘어선 것이다. 김재환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환 수상보다 더욱 의외의 결정은 바로 로하스의 수상 실패다. 로하스는 349표 중 87득표에 그치며 외야수 부문 7위에 머물렀다. 로하스는 올 시즌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114득점 18도루를 기록해 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꼽혔다. 대신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데뷔 2년 만에 첫 외야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FA 최대어’ 양의지, 최다 득표율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 주인공은 리그 최고의 포수이자 자유계약선수(FA)최대어로 꼽히는 두산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올 시즌 공격에서는 0.358의 타율에 23홈런, 수비에서는 치밀한 볼 배합과 0.378의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자타공인 최고의 포수로 군림했다. 그는 예상대로 349표 중 331표를 싹쓸이하며 94.8%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렸다. 포수 부문으로는 4번째 수상이다.
양의지는 전 동료 더스틴 니퍼트가 자신에게 보낸 응원 영상 메시지를 떠올린 뒤 “내 마음 속 1선발은 니퍼트”라고 울먹이며 소감을 전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SK, 우승팀 유일 골든글러버 전무
SK는 투수 김광현이 페어플레이상을, 한국시리즈 MVP 한동민이 ‘골든포토상’을 받았지만 정작 황금장갑은 단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골든글러버를 배출 못한 것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이다.
포수 이재원은 양의지, 3루수 최정은 허경민(두산), 1루수 제이미 로맥은 박병호(넥센)에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안치홍과 이대호는 기록 작성
역대 국내 2루수 최다 타점 기록(118타점)을 경신한 KIA 타이거즈 안치홍은 무난히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인데 이는 1998~1999년 롯데 자이언츠 박정태 이후 국내 2루수로는 19년 만이다. 영원한 4번타자 롯데 이대호도 골든글러브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대호는 지명타자 부문에서 총 349표 중 198표를 얻어 최주환(두산, 129표)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대호는 1루수로 4차례, 3루수로 1차례에 이어 3개 부문 포지션 수상자가 됐다. 이대호는 이로써 한화 이글스의 장종훈, 삼성 라이온즈의 양준혁에 이어 역대 3개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3번째 선수가 됐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된 국내 선수는 3루수 부문 허경민, 유격수 부문 넥센 김하성, 외야수 부문 롯데 전준우와 이정후 총 4명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약물 논란 김재환 황금장갑… KS 우승팀 SK 수상자 ‘0’
입력 2018-12-10 21:50 수정 2018-12-10 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