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김설희(56)씨는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 장바구니에 국수, 카레, 참치캔, 소시지 등 몇 개 담지도 않았는데 5만원을 훌쩍 넘는 일이 많아서다. 김씨는 “채소와 고기, 가공식품 가릴 것 없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며 “경기는 안 좋은데 물가만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오렌지주스와 국수, 카레 등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 중 절반 이상은 한 달 사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치킨 등 외식 물가가 상승한 데 이어 가공식품 가격마저 오르며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다소비 가공식품 30개 품목의 11월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전월과 비교해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오렌지주스(6.8%) 국수(4.2%) 카레(2.8%) 참치캔(2.5%) 등 16개 품목이었다. 가격 하락세를 보이던 된장도 11월 들어 가격이 2.4% 올랐다. 밀가루, 설탕, 우유, 치즈, 두부 등 5개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소비자원은 “곡물가공품, 수산가공품, 음료류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곡물가공품은 즉석밥(10.6%)과 시리얼(6.8%)이, 수산가공품은 어묵(10.4%)과 참치캔(3.2%)이, 음료류는 오렌지주스(12.4%)와 콜라(5.6%) 등의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전월 대비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콜라(-1.3%) 고추장(-1.3%) 수프(-1.2%) 등 9개에 불과했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가격이 내려간 품목은 냉동만두(-12.6%) 식용유(-4.4%) 고추장(-2.8%) 등 4개 품목에 그쳤다.
다소비 가공식품 30개의 총 구입비용은 대형마트가 평균 11만6191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전통시장(11만8820원) SSM(12만4189원) 백화점(13만3451원) 순이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오렌지주스·국수·카레 ↑… 가공식품 물가 비상
입력 2018-12-10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