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나는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입력 2018-12-10 19:00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 인사를 마친 뒤 차량에 올라 배웅 나온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J노믹스(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시즌2가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홍남기 경제팀’은 다음 주 중으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공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나는 문재인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났다.

11일 취임식을 할 예정인 홍 신임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을 유지하면서 규제개혁 등 기업 친화정책을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연내에 기재부 1·2차관과 차관보 등 고위직 인사를 단행해 전열을 정비할 예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부총리 임명장 수여 소식을 전하며 “홍 부총리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호흡을 맞춰 일하며 경제 관련 장관들을 수시로 만날 것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속도감 있게 일을 진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1년6개월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그는 “떠나는 날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예산안·세법 국회 통과와 같은 일이 주어진 것에 영광스럽다”며 “임기 동안 60회에 달하는 현장방문을 하며 들었던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어진 일에 따라가며 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하고 싶은 일을 소신껏 했기에 늘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일했다. 오늘 아침에는 대통령이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통과에서 기재부가 보인 노력에 대해 떡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는 ‘2기 경제팀’에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정책 관련 충고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떠나는 마당에 조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2기 경제팀이 책임지고 잘할 수 있도록 바깥에서 성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유한국당 영입설에 대해 “여러 사람이 물었지만 분명히 말하는 것은 제가 문재인정부의 초대 부총리라는 점”이라며 “제 자유와 빈 공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다”고 간접적으로 선을 그었다.

김 전 부총리는 이임식을 하지 않는 대신 정부세종청사를 돌며 직원들에게 퇴임 인사를 하는 것으로 34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