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요나3일영성원(원장 이에스더 목사) 사무실. 이에스더 목사를 비롯한 관계자 10여 명이 우편물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홀사모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 정기 후원을 약정해 달라”는 헌신자 모집 안내문을 봉투에 넣고 있었다. 이 목사는 기자에게도 “홀사모를 도울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사모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그래도 남편이 있을 땐 함께 기도하며 위로 받았는데 그 남편이 먼저 하늘나라에 간 거예요. 사모도 소명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 없다고 사모의 삶을 쉽게 포기하지 못해요. 그런 홀사모들을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이 원장은 홀사모들의 ‘오랜 친구’로 통한다. 그는 1994년 6월 홀사모수양관을 개관하고 홀사모선교회를 만들어 24년간 홀사모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고 있다. ‘홀사모’란 이름은 그가 지었다. 8년간 선교목사로 일했던 일본 후쿠오카교회의 이성주 목사와 함께 만들었다. 특허까지 받았다.
그가 홀사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역시 36년 전 목회자인 남편과 사별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홀사모의 어려움을 알기에 30대 중반부터 홀사모 가정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생활비 후원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영성회복이라고 판단하고 홀사모를 위한 영성회복 모임이나 집회를 인도했다.
홀사모가 되면 남편의 목회를 잇거나 이를 위해 신학을 공부하며 여교역자로 사역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다. 이런 경우도 사역을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충북 청주 이정숙(가명) 홀사모는 목회를 잇고 싶었지만 신학을 공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간에 교회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또 다른 홀사모는 호스피스사업을 시작해 개업 예배까지 드렸는데 경험이 없다 보니 석 달 만에 손해만 보고 그만뒀고요. 홀사모가 할 수 있는 일중에 제일 만만한 것이 식당 허드렛일, 파출부예요.”
홀사모선교회는 매달 홀사모 30가정에 생활비와 자녀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200여 명이 혜택을 봤다. 원주의 최은혜(가명) 홀사모는 고교생이던 두 아들의 뒷바라지 때문에 걱정했다. 홀사모선교회가 이를 알고 장학금을 지원했다. 최 사모는 현재 장애인 돕는 일을 통해 자립했다. 이인애(가명) 홀사모는 남편 소천 당시 막내가 대학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막내는 홀사모선교회의 지원으로 공부를 마쳤고 사모 자신도 신학교에 입학해 목회 비전을 품고 있다.
“홀사모가 자립하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예요. 그에 앞서 홀사모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자는 거예요. 함께 기도할 사람, 기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됩니다. 이 사역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목회자, 사모, 평신도들의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미션&피플] ‘홀사모 사역’24년… 요나3일영성원장 이에스더 목사
입력 2018-12-11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