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인 100명 포함 154명, 12일 시범철수 GP 22곳 상호 현장검증

입력 2018-12-06 19:15
북한 군인들이 지난달 11일 중부전선 감시초소(GP)를 쇠망치로 철거하는 모습. 9일 뒤 북한은 이곳을 포함한 10개 GP를 폭파 방식으로 완전히 해체했다. 국방부 제공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 및 시범철수를 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22개에 대한 검증을 오는 12일 실시키로 했다. 이날 남북 현역 군인 100여명을 포함한 154명으로 꾸려진 검증반이 투입된다. 국군과 북한 인민군이 대규모로 군사분계선(MDL)을 넘나들며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를 검증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는 6일 “남북 각각 11개 GP에 대한 시범철수 및 파괴조치를 오는 12일 현장방문 형식으로 서로 검증하는 데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전방 감시초소의 철수 및 파괴라는 역사적 조치에 이어 상호 방문을 통한 군사합의 이행 검증이라는 또 하나의 분단사 최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검증반은 남북 각각 11개다. 하나의 검증반은 공병과 전문가 등 5명과 촬영 요원 2명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검증반마다 반장 역할은 대령(북측은 대좌)이 맡는다. 남북 현역 군인 각각 50여명이 검증반에 참여할 예정이다.

남북 검증반은 MDL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전에 남측이 북측 안내를 받아 북측 GP 파괴 현장을 검증한다. 오후엔 북측이 남측 안내를 받아 남측 GP를 확인한다. 관련 장비를 동원해 지하시설을 갖춘 북측 GP가 완전히 파괴됐는지, 앞으로 군사시설로 다시 활용될 여지는 없는지를 검증한다. 우리 군은 지표면에 전자기파를 쏘아 땅 밑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나 내시경카메라를 활용해 북측 지하시설 파괴 여부를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남북은 또 1개씩 남기기로 한 GP에 대해선 화기 철수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남북의 검증반은 걸어서 남북 GP를 방문한다. 이를 위해 남북 군 당국은 11개 GP 사이에 등산로와 비슷한 형태의 임시 통로를 내는 중이다. 철수·파괴된 남북 GP 간 거리는 모두 1㎞ 이내다. 국방부는 “국제 군비통제 노력에 있어서도 매우 드문 모범사례”라며 “남북 현역 군인들이 오가는 새로운 통로가 그동안 분열과 대립, 갈등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는 새 역사의 오솔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