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며 농성해온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야(野) 3당은 6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 없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키로 합의한 데 대해 ‘촛불민심 배신’ ‘기득권 야합’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동시처리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후 민주당과 한국당의 예산안 잠정 합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촛불혁명의 실패를 스스로 선언했고 한국당도 정치개혁의 숙원을 외면하고 여당과 야합했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과 함께 개혁입법연대를 구성했던 평화당과 정의당에서는 “민주당에 배신당했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히 터져 나왔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민주당이 적폐연대의 길과 개혁연대의 갈림길에서 적폐연대의 불행한 동거를 택했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결국 이대로 가면 적폐의 본진인 한국당에 정권이 넘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양당 의원들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당명을 따 ‘더불어한국당’ ‘민주한국당’이라고 비꼬았다.
야 3당 대표들은 강력 투쟁에 나섰다. 손 대표가 “예산안과 선거구제 개편 동시처리가 안 되면 로텐더홀에서 목숨을 바치겠다”며 단식투쟁을 시작하자 이정미 대표도 가세했다. 야 3당 의원과 당직자들도 로텐더홀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정동영 대표는 7일 청와대 앞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다만 야 3당 중 유일한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는 원내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의원은 “민생정당을 표방해온 바른미래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명분으로 예산안을 볼모 잡는 것은 애초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었다. 제3당으로서 실리도 전혀 얻지 못한 만큼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이형민 기자 remember@kmib.co.kr
‘패싱’ 당한 야3당 “기득권 야합” 맹폭
입력 2018-12-06 19:09 수정 2018-12-06 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