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술기업 상위 10위에 중국 기업 7곳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중국 스타트업들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분야에서 폭발적 성장을 보이는 데 비해 한국은 산업경쟁력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2015~2017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 500곳을 선정해 6일 발표했다. 1위는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인 케이닷컴(Ke.com)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에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한다. 주택을 3차원 입체화면으로 보는 가상현실(VR) 기능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닷컴의 매출액은 3년간 무려 3만2179% 성장했다. 이밖에 인도(2개)와 뉴질랜드(1개)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500개 기업의 연간 평균 매출성장률은 600%에 달했다. 500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이 149곳으로 가장 많았다. 대만(91개) 호주(71개)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44개)은 5번째로 많았고 그 다음이 일본(41개)이었다. 다만 한국 기업은 100위권 안에 알로이스(60위), 레고켐바이오(77위), 이엠티(81위), 코오롱티슈진(89위)만 이름을 올렸다. 10위권 안에는 2년째 한 곳도 진입하지 못했다.
또한 500개 기업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187개나 됐다. 중국이 56개로 가장 많고 인도(49개) 호주(32개) 뉴질랜드(26개) 일본(16개) 한국(4개) 싱가포르(3개) 대만(1개) 순이었다. 딜로이트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많아지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딜로이트안진그룹 정성일 통신미디어기술(TMT) 리더는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규제로 신생기업의 성장이 더딘 추세”라며 “규제를 풀고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한국 기업, 亞·太 고속성장 기술 기업 10위 안에 ‘全無’
입력 2018-12-06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