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4)] 북한 장애인 체육의 대모, 신영순 대표

입력 2018-12-07 00:01
신영순 대표는 6일 “지금의 한반도 화해 분위기는 하나님이 주신 기회이자 기적”이라며 통일을 위한 기독교인들의 헌신을 요청했다. 국민일보DB

신영순(72) 킨슬러재단 대표는 북한 장애인 체육의 대모로 불린다. 미국 국적으로 수 킨슬러라는 이름도 갖고 있는 그는 2005년부터 협약을 맺고 북한 조선장애자보호연맹과 협력해 왔다. 북한 민족장애자·원아지원협력사무소 공동소장도 맡고 있다. 1998년 첫 방북 이후 북한을 130차례 이상 찾았다.

2011년부터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는 그는 6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하나님이 주신 기회가 왔다”고 운을 뗐다. 신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 사이의 빗장이 열리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개최된 건 분명 하나님이 주신 기회이자 기적”이라며 반색했다. 이어 “성도들이 ‘에벤에셀의 지혜’를 되새겨야 지금의 변화가 통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에벤에셀의 지혜는 “이때를 위해 한국의 교회들을 준비해 주셨다”는 의미다.

그는 “정치적 입장이나 미움을 걷어내고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북한을 비춰보라”면서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야말로 하나님이 남과 북 모두에게 주신 복음의 공감대이며 복음은 곧 화합을 위한 열쇠”라고 했다.

신 대표는 “분단으로 남한과 북한만 손해를 봤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자유왕래와 교류, 협력을 통해 공존할 길만 찾는다면 평화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면서 “현재의 화해 분위기를 우려만 하기보다는 희망을 갖고 기도하자”고 권했다.

그의 낙관론을 두고 일각에선 “북한에 속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도 이를 알고 있다. “북한 사람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난 심부름만 하는 것이고 내가 갖고 오는 모든 건 한국교회 성도들이 낸 헌금으로 마련한 거라고요. 복음의 전령사라는 걸 감추지도 않습니다. 선교사 가족이란 사실도 말해서 이젠 다 알고 있어요. 속았다는 것은 기우 아닐까요.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면 됩니다.”

그의 집안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남편 아서 킨슬러(한국명 권오덕) 목사는 미국장로교 소속 선교사로 1972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에서 활동했다. 시아버지 프랜시스 킨슬러(권세열) 목사도 1928년부터 42년간 한국에서 선교사로 사역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