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안전한 5G’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으로 5G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유무선 통신의 핵심 인프라인 광케이블의 장애 원인 및 위치, 품질 등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광선로감시시스템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광케이블의 손실 여부와 단선지점·거리 등을 측정하는 ‘광섬유 측정기능’과 ‘광신호 품질 측정기능’을 통합했다. 앞으로 5G를 비롯한 통신망 관리자들이 통신 장애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쓰일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과 KT도 안보 마케팅에 돌입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새로운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항상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보안 체계를 갖추겠다”고 공언했다. 해킹이 어려운 양자암호통신기술과 통신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인공지능(AI) 네트워크 기술을 육성하겠다는 뜻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대교체 때마다 되풀이되던 성능 대결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통사들이 통신 세대가 바뀔 때마다 커버리지(통신범위)와 가입자 목표치 등을 언급해가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여온 모습과 대조적이다. 이통3사 관계자들은 “5G 안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진 대규모 행사를 자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물밑 신경전은 가열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기지국 구축 속도를 놓고 벌인 비공식 설전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가 ‘LTE(4G) 때처럼 5G 시대에도 가장 빨리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고 에둘러 홍보하자 SK텔레콤이 즉각 ‘중국 특정사 통신장비를 채택한 덕’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두 업체는 기업용 5G 요금제를 두고도 자사 혜택이 더 크다며 장외 신경전을 펼쳤었다.
일반 가입자들이 5G를 체감할 수 있는 내년 3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점도 이통 3사가 마케팅 완급조절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아직 일반 소비자를 위한 5G 킬러콘텐츠가 마련되지 않은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통신구 화재’ 불신 진화… 이통3사 ‘안전한 5G’ 집중 부각
입력 2018-12-05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