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빅2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가 연내 출범하는 정부·지자체 주도 ‘제로페이’에 합류한다. 막강한 오픈마켓 플랫폼을 갖고 있는 업체인 만큼 제로페이가 온라인 거래를 하는 소상공인에게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11번가는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에 참여하겠다는 신청서를 최근 제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베이코리아는 간편결제 시스템 ‘스마일페이’를, 11번가는 ‘11페이’를 운영 중이다.
제로페이는 결제단계를 축소해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를 ‘0원’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제로페이 QR코드를 자신의 스마트폰 간편결제 앱을 통해 실행한 뒤 인식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반대로 판매자가 결제단말기(POS)를 활용해 소비자 QR코드를 인식해도 결제가 가능하다. 두 방식 모두 소비자 계좌에서 곧바로 판매자의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직불 방식이다. 시중은행이 계좌이체 수수료를, 간편결제 사업자가 결제서비스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기존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던 ‘서울페이’ 명칭은 중소벤처기업부와 부산시, 경남도가 함께 참여하는 만큼 ‘제로페이’로 통일됐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각각 지난해 거래액 기준으로 15조원, 9조원을 기록한 이커머스 업계 1, 2위다. 기존 사업 영역을 비추어보면 이베이코리아는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에, 11번가는 온라인 결제 확대에 중점을 두고 제로페이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는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결제방식이다. 자사 플랫폼인 G마켓과 옥션, G9에서 결제건수가 60%(올해 상반기 기준)에 달한다. 강력한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제로페이에 참여하게 되면 전국 6만여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직접 발로 뛰며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제로페이 참여로 오프라인 소비자 유입을 손쉽게 늘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영세 중소사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취지에 동참할 수 있고 계좌이체 방식이기 때문에 결제 방식 다각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적용까지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11번가의 11페이는 앱이 아닌 웹 기반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쉽게 말해 11번가에서 구매가 이뤄져야 결제 페이지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제로페이에 참여하더라도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결제방식 특성 때문에 11번가는 제로페이를 온라인 11번가에서 결제 가능토록 적용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G마켓·옥션, 11번가는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형태 e커머스다. 직매입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영세한 온라인 판매자들도 많다. 제로페이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는 영세업자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오픈마켓에서 제로페이가 적용되면 이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만 연내 출시될 예정인 제로페이는 오프라인 가맹점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면서도 “오프라인 가맹점이 늘어나고 온라인까지 사용처가 확대되면 제로페이 이용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단독] 연내 출범 ‘제로페이’에 G마켓·옥션·11번가도 합류한다
입력 2018-12-04 21:34 수정 2018-12-04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