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면한 제41대 미국 대통령 조지 H W 부시(94)가 자신의 정치무대였던 워싱턴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3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실려 자택이 있던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워싱턴DC로 운구됐다. 에어포스원에는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유족과 생전 파킨슨병을 앓던 고인의 곁을 지킨 도우미견 ‘설리’가 함께 탔다. 이번 비행 임무는 41대 대통령이었던 고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스페셜 에어미션 41’으로 명명됐다.
에어포스원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착륙하자 수많은 시민이 마중 나와 ‘아버지 부시’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시신은 조심스럽게 운구차로 옮겨져 최종 목적지인 워싱턴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운구차가 이동하는 동안 추모행렬은 계속됐다.
의사당 중앙홀에 도착한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관을 안치할 때 처음 사용된 ‘링컨 영구대(Lincoln catafalque)’ 위에 놓였다. 유가족과 정치계 인사들은 영구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싸고 고인을 기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한 변화를 이끈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사흘간 중앙홀에 안치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의사당을 찾아 추모행사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 앞에 서서 묵념한 뒤 짧은 거수경례를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전 10시 시작되는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만 조사 낭독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부시 가문과의 악연을 염두에 두면서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의전을 지키기 위한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그는 2016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맹비난을 주고받았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아버지 부시, 워싱턴으로 마지막 여행
입력 2018-12-05 04:00 수정 2018-12-05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