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웠다. 특히 국어는 ‘역대급’ 난도를 보였다. 난이도를 보여주는 여러 지표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출제 당국은 ‘괴물 문항’으로 불린 국어 31번 같은 문제는 지양하겠지만 내년에도 비슷한 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하 최고점)이 150점이었다. 최고점은 만점자에게 주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형성된다. 지난해 국어 최고점은 134점이었다. 최고점이 뛰었다는 건 시험이 어려웠다는 얘기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대로 나타난 건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처음이다. 1등급 구분점수(컷)도 132점으로 지난해보다 4점 올랐다. 최고점과 1등급컷 차이가 18점이나 벌어졌다. 상위권 변별력이 상당했다는 얘기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든 자연계든 상위권은 국어가 당락을 가를 변수”라고 분석했다.
영어도 절대평가 전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까다로웠다. 원점수 90점 이상인 1등급은 2만7942명으로 5.3%였다. 지난해 5만2983명 10.0%에서 반토막 났다. 원점수 80점 이상인 2등급은 올해 7만5565명(14.34%)으로 지난해 15만6739명(29.7%)보다 적었다. 영어가 예상보다 어려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대평가 때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 90점 이상 비율로 보면 2006학년도 4.7%, 2011학년도 4.3%를 제외하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평가원은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 비율이 다소 높다보니 (수험생) 학습준비가 다소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어렵다기보다 수험생이 영어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뜻이다.
수학 가형과 나형의 최고점은 각각 133점과 139점이었다. 이과생이 주로 가형을, 문과생이 나형을 본다. 지난해 130점과 135점보다 각각 3점과 4점 올랐다. 1등급컷은 작년보다 3점과 1점 오른 126점과 130점으로 나타났다. 수학 역시 지난해보다 난도가 높았다는 얘기다. 다만 최고점을 받은 학생은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변별력을 가르는 초고난도 문제가 작년보다 쉽게 출제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사회탐구는 1등급컷이 63~67점으로 지난해 수준이었다. 9개 과목 중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3개 과목을 뺀 나머지는 최고점과 1등급컷이 같았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정도로 평이했다는 얘기다. 과학탐구 1등급컷은 64~67점에 분포됐다. 물리 Ⅰ·Ⅱ 1등급컷과 최고점이 66점으로 동일했다.
한편 올해 수능 만점자는 모두 9명으로 집계됐다. 재학생 4명, 졸업생 5명이고 문과에서 3명, 이과에서 6명 나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영어 1등급 반토막… 수시·논술 최저기준 맞추기 ‘비상’
입력 2018-12-05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