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콰이강의 다리’ 느린 우체통, 6만명 사연 전달

입력 2018-12-04 22:17

‘내년에 저 중학교 가요. 공부 열심히 해서 일등 할게요. 아빠·할아버지 용돈 팍팍 올려주세요.’

‘실직으로 힘든데, 용기를 북돋워줘 고마워. 힘내서 잘살아 볼게.’

스카이워크 설치 후 관광명소로 거듭난 경남 창원 콰이강의 다리가 마음과 마음을 잇는 소통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원시는 4일 저도 콰이강의 다리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을 거쳐 간 엽서가 6만통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사진).

느린 우체통은 지난해 3월 28일 스카이워크 개장과 함께 설치됐으며, 콰이강의 다리 모형이 우체통 두 개를 연결하고 있는 모양이다. 두 개의 우체통은 각각 ‘한 달 느린 우체통’과 ‘1년 느린 우체통’으로 나눠진다. 지난달 29일 현재 한 달 느린 우체통에는 3만528통, 1년 느린 우체통에는 2만9730통이 쌓였다.

엽서에 담긴 사연도 다양하다. ‘결혼하고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고 지냅시다’라며 백년해로를 다짐하는 부부의 사연, ‘몇 년 전 가족들과 함께 온 콰이강의 다리에 다시 왔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동생이 그립구나’라며 먼저 보낸 남동생을 그리워하는 누나의 사연, 용돈을 더 올려달라는 아이, 1년 뒤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 나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양하다.

시는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 입장객이 최근 12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어 느린 우체통에 쌓이는 엽서도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종 시 관광과장은 “내년에는 새로운 엽서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작업을 마쳤다”며 “느린 엽서를 통해 콰이강의 다리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