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 수준 전반적 하락… 고흥 1위- 평창 꼴찌

입력 2018-12-03 19:06

국민 건강 수준이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국민 건강은 지난 8년보다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시·군·구별 차이도 크게 났는데 강원도 평창의 건강 수준이 가장 나빴고 전남 고흥이 가장 높았다. 의학 수준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지역별 의료 서비스가 불균형해 발생한 결과로 분석됐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달 29일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한국건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지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건강지수는 국민의 건강 수준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관련 전문가 15명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질병관리본부, 삶의 질학회 등에서 각기 집계한 지표들을 통합해 산출했다.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개념으로 1점 만점이고 높을수록 건강 수준도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민건강지수는 1점 만점에 0.54점에 그쳤다. 2009년 0.57점과 비교해 5.8% 하락한 수치다. 특히 질병이환 및 사고, 건강행태, 정신건강, 예방접종 및 검진, 인구변화 요소 등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가 뚜렷했다. 2016년 기준 17개 광역시·도별 국민건강지수를 비교했을 때 울산이 0.581점으로 가장 높았다. 세종(0.567점) 대전(0.561점) 대구(0.558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낮은 광역단체는 제주(0.514점)였고 강원(0.516점) 충남(0.523점) 부산·인천(0.526점) 등이 뒤를 이었다.

시·군·구별로는 전남 고흥이 0.61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북 경산(0.615점), 울산 동구(0.612점), 대전 유성구(0.608점)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도 평창의 국민건강지수는 0.459점으로 전국 229개 시·군·구 중 가장 낮았다. 충북 괴산(0.463점), 경기도 동두천(0.469점), 전남 목포(0.469점) 등도 0.4점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 음주·흡연 등 건강행태, 의료 접근성, 식생활, 인구 고령화 등에 따라 지역별 건강지수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홍 교수는 “최근 의료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의료보장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건강지표는 하락하고 지역 간 편차가 존재했다”며 “이는 보건의료 부문의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