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도 지옥철인데… 9호선 연장 첫 출퇴근길 ‘대혼잡’

입력 2018-12-03 19:03 수정 2018-12-03 23:35
서울 지하철 9호선이 송파구 종합운동장역과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을 잇는 3단계 구간을 개통한 후 첫 평일인 3일 퇴근길 서울 여의도역 승강장이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지옥철’로 악명 높은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강서와 강남을 거쳐 강동까지 연장됐다. 역은 8개가 늘었지만 급행과 일반열차 운행 횟수는 그대로여서 숨 막히는 출퇴근 전쟁은 여전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지난 1일부터 강서에서 강남을 거쳐 강동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3단계 구간을 정식 개통했다. 종합운동장과 중앙보훈병원을 잇는 ‘황금노선’이다. 반면 열차 운행 횟수는 기존과 같아 배차 간격이 40초~1분30초씩 늘어날 전망이다.

3단계 구간이 개통되고 첫 월요일인 3일 오전, 주요 급행 역인 여의도·동작·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선 한때 열차에서 타고 내리는 것은 물론 역사를 빠져나가기조차 어려운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오전 8시쯤 여의도역에서 내린 직장인 신모(27)씨는 “원래도 9호선은 ‘지옥철’이라 아침부터 진이 다 빠진다”며 “급행이 6량으로 늘긴 했지만 배차를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퇴근 시간대에도 비슷한 풍경이 되풀이됐다. 오후 6시30분 여의도 역사는 다시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해졌다. 신논현까지 가는 이모(22)씨는 “출근시간은 그나마 사람마다 다른데 퇴근시간은 한꺼번에 몰려 더 ‘헬’이다”며 “급행은 세, 네 번씩 보내야 해서 일반열차를 타는데 이제 일반도 최소 한 번은 보내고 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5~9시) 9호선 전 구간 이용객이 전주 대비 6.4%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1단계(개화~신논현), 2단계(신논현~종합운동장) 구간 이용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분은 3단계 구간 개통에 따른 신규 이용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 구간 승객이 늘어난 역도 있다. 급행 정차역으로 전환된 마곡나루는 200여명이 늘어났고 선유도와 구반포 역시 이용객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 첫날 열차 내 혼잡도는 급행열차의 경우 145%, 일반열차는 112%로 나타났다. 정원 160명인 열차 한 칸에 급행열차는 232명, 일반열차는 180명가량이 탄 셈이다.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평균 혼잡도는 급행열차가 163%, 일반열차는 113%였다. 서울시는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1일부터 6량 급행열차 20편성을 도입한 데 이어 내년 말까지 45편성 전체를 6량으로 확대해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연장구간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개통된 석촌역 근처에 사는 권모(52)씨는 “2호선에서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강남으로 이동할 수 있어서 너무 편리했다”고 전했다. 급행열차를 탈 경우 김포공항에서 올림픽공원까지 72분에서 50분으로 22분이 단축된다. 중앙보훈병원·둔촌오륜 등 강동구에서 송파구까지는 10분대, 강남구까지는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박상은 김유나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