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한국교회가 부흥하면서 30~40대 선교사들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앞다퉈 떠났다. 한국선교연구원(KRIM)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국가다. 1990년 1645명이었던 해외선교사는 지난해 2만1220명으로 12배 넘게 증가했다.
20여년 지난 오늘날 당시 파송된 선교사들은 은퇴를 바라보고 있다. KRIM이 201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0대(28.4%)와 60대 이상(7.2%)을 합치면 35%를 넘는다. KRIM은 “이 추세면 2020년에는 65세 이상 선교사의 비율이 15%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부터는 매년 1000여명의 선교사가 은퇴한다고도 예측했다.
한국교회는 그러나 선교사를 파송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은퇴 이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선교사는 2010년 1174명, 2011년 1317명, 2012년 1411명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2014년부터 1000명 이하로 줄었지만 교회들은 지속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은 60세 이상 선교사를 포함한 노인이 건강한 노후를 보내며 지금까지 쌓아온 역량을 활용해 제2의 삶을 살아가도록 경기도 가평에 ‘생명의 빛 홈타운’을 건립하는 사업을 2015년 시작했다. 재단은 은퇴 선교사들의 영성과 경험, 노하우를 활용해 다문화가정 등 소외된 곳에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유권신 밀알복지재단 교회협력실장은 “생명의 빛 홈타운 사업은 한국교회가 당면한 선교사 은퇴 후 문제를 해결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제라도 은퇴 선교사들의 경륜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2020년 이후 매년 1000여명 은퇴 선교사 쏟아져
입력 2018-12-04 00:01 수정 2018-12-04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