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마 6:34)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 “일용할 것을 날마다, 아침마다 거둘 것이라”(출 16:4, 21)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눅 11:3) 등의 말씀은 성도의 삶이 영적 하루살이임을 확증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새벽을 깨우며(시 57:8) 기도로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어제는 끝났다. 내일은 안 왔다. 오직 오늘 여기 하루살이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너희 중에 고난당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기도할 것이요 즐거워하는 자가 있느냐 그는 찬송할지니라”고 권면합니다. 여기 ‘고난당하다’ ‘즐겁다’는 표현은 영적 하루살이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거나 좋은 것은 주관적인 내면 문제이지 외부 환경 문제가 아님을 말해줍니다.
그렇습니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월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438장)라는 찬송처럼 우리의 심령이 천국이면 생지옥에 살아도 천국이 되고, 생지옥 같으면 천국 같은 곳에 있어도 지옥이 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영적 하루살이는 반드시 “괴로우면 기도하고 즐거우면 찬송하라”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복하는 인생수업을 쌓아야 승리의 하루를 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제의 불평과 원망을 오늘에 가져오지 않고, 어떤 경우도 감사 찬송하는 지혜를 욥에게서 배워야 합니다. 내일의 염려와 두려움은 감사함으로, 즉 감사가 될 때까지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맡기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평안과 기쁨을 누립니다.
문제는 바로 오늘, 여기입니다. 내 생각과 계획대로 안 될 때, 우리는 낙심하고 손을 놓고 맥이 풀리는 좌절을 맛봅니다. 그럴 때일수록 “귀를 지으시고 눈을 만드신”(시 94:9) 하나님 아버지께서 반드시 내 기도를 접수하시며 결재하신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주는 나를 돕는 이시니 내가 무서워하지 아니하겠노라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요”라는 담대함으로 낙심과 좌절의 늪을 일어서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해야 합니다.
신비하게도 기도와 찬송은 상승작용을 가져옵니다. ‘문제가 없는 것이 진짜 문제며, 문제가 많을수록 문제가 없는 것이다’라는 역설적 고백이 기도와 찬송의 하루살이를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고백인 것입니다.
바울과 실라는 귀신 들린 불쌍한 여자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원하고 그 대가로 심하게 얻어맞고 빌립보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들은 영육 간의 고통으로 가장 시험 들기 쉬운 밤중에 모든 죄수들이 들을 수 있는 큰 소리로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했습니다.
바울과 실라는 ‘왜 하나님께서 이런 고난을 주시는가’라고 기도하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죄수들과 간수들도 구원받도록 복음을 증거하는 좋은 기회임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찬송이 터져 나오게 된 것입니다 기도와 찬송의 목소리에 큰 지진으로 화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간수의 전 권속이 구원받아 빌립보 교회의 개척멤버가 되는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기도는 곡조 없는 찬송이요, 찬송은 곡조 있는 기도입니다. 기도하다 보면 엘리사의 떠오르는 도끼처럼 마음에 와 닿는 찬송이 입술에 터져 나옵니다. 찬송하다 보면 성령님의 감동을 받은 다윗처럼 기도의 말이 혀에 흘러넘치게 됩니다.
영적 하루살이에 감정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습니다. 기도는 찬송을 낳고 찬송은 기도를 낳는 시너지 효과를 만끽하십시오. 기도와 찬송의 훈련을 계속하십시오. 이것이 구약 성도들이 온갖 형태의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하나님을 영원부터 영원까지 찬송할지로다. 할렐루야, 아멘”이라고 고백하는 이유입니다.
김진섭 목사(백석대 구약학 교수)
◇김진섭 교수는 서울대 농화학과와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커버넌트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으로 석사학위를, 드랍시대학원에서 고대근동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한인교회를 20년간 담임했던 그는 1997년부터 백석대 구약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현재 백석대 평생교육신학원 학장과 아시아신학연맹 국제이사를 맡고 있다.
[오늘의 설교] 기도와 찬양의 하루살이
입력 2018-12-0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