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카뱅’ 같은 ‘메기’ 더 풀어 은행 경쟁력 높인다

입력 2018-12-02 19:57

금융 당국이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케이뱅크,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같은 ‘메기’를 더 풀어 다른 은행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국내 은행업의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면서 향후 소형·전문화 은행의 신규 인가 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업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국내 은행 시장에 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발표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의 후속조치로 외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꾸렸다. 평가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정량분석, 보조적 분석, 소비자 만족도 등 정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정량분석 결과만으로는 은행업 경쟁도를 평가하기 어려웠다. 은행업의 HHI지수(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 지수)는 1233~1357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으로는 ‘다소 집중된 시장’이지만 미국 법무부 기준으로는 ‘집중되지 않은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시장구조, 경영 효율성 등에 대한 보조분석 결과를 더하자 은행업 경쟁에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우선 상위 6개 은행들이 하위 은행들과 큰 격차를 유지하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경쟁유인이 부족할 가능성이 생겼다. 은행업 수익성이 최근 개선되고 있어 기존 은행들이 새로운 은행의 진입을 감내할 능력이 된다는 점도 이번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 소비자들 또한 설문조사에서 ‘은행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하느냐’는 질문에 보통 이하의 점수(46.7점)를 줬다.

평가위원회는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신규 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단기적으로는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를,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업 인가단위의 세분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금융위는 우선 이달 중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추진방안 발표한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발맞춰 이르면 상반기 중 ‘제3의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도 진행된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가격 경쟁력과 모바일 기반의 편리함을 무기로 급성장하면서 일으켰던 ‘메기효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제3인터넷은행은 기존 인터넷은행과도 경쟁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출범 1년 만에 가입자 70만명, 633만명을 넘기며 모바일뱅킹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부문에서는 뚜렷한 혁신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