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를 이끌 차기 감독으로 조세 모라이스(53) 감독이 낙점됐다. 모라이스 감독은 코치로서 이력은 화려하지만 감독 경력은 짧다. 포르투갈 출신의 신임 외국인 감독이 전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전북은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떠난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했다고 29일 발표했다. 1994년 창단 이래 첫 외국인 감독이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전북을 더 높이 도약시킬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라며 “그의 전술적 능력과 유럽 챔피언에 올랐던 경험은 우리 팀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스페셜 원’ 조세 무리뉴 감독(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단 출신이다. 99년 포르투갈의 벤피카에서 코치로 시작한 모라이스는 당시 감독이었던 무리뉴와 처음 연을 맺었다. 모라이스는 이후 2009-2010시즌 인터 밀란에서 무리뉴 감독을 보좌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세리에A·컵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 FC로 팀을 옮겼을 때도 함께했다. 영국 포포투가 “모라이스는 젊은 무리뉴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코치로서의 눈부신 커리어에 비해 감독 경력은 5년가량 밖에 안 된다. 모라이스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샤밥과 잉글랜드 2부 리그 반슬리 FC 등에서 지휘봉을 잡았었다. 최근까지 이끌었던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의 카르파티 리비우는 12개 팀 가운데 10위에 머물렀다.
모라이스 감독의 우선 과제는 전임인 최 감독의 존재감을 극복하는 것이다. 최 감독은 14년간 리그에서만 6차례 우승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최 감독이 장기 집권하는 동안 생긴 충성도 높은 서포터즈들의 기대치도 높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클럽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부임 첫 시즌부터 내야 한다.
K리그의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전북의 선수단을 어떻게 꾸려나갈지도 관심거리다. 전북은 ‘파주(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위성구단’을 자처할 정도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다. 이동국, 김신욱 같은 베테랑들의 영향력도 작지 않고 비주전 선수들의 기량도 뛰어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29일 “여러 스타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게 가장 큰 숙제”라며 “출전 시간 등에 대한 불만이 없도록 로테이션을 적절히 활용하며 팀워크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은 감독과 선수들 간 소통을 위해 김상식 코치를 코칭스태프에 합류시켰다. 2009년 전북에 선수로 입단했던 김 코치는 2013년 은퇴 후에도 팀에 남아 코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김 코치가 팀의 가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혹시 모를 선수들의 이탈도 신경 써야 한다. 신뢰를 얻고 있던 최 감독이 떠남에 따라 일부 선수가 중국 혹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 김 해설위원은 “선수단에 변화가 생길 경우 대체 자원을 빠르게 확보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이날 구단을 통해 “아시아 최고의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돼 기대가 크다. 선수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유럽에서 쌓아온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전술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전북 현대 새 사령탑 모라이스… 아시아 최고 클럽 걸맞은 성과물 시험대
입력 2018-11-29 19:31 수정 2018-11-29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