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반등 랠리의 시작일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발언에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증시가 급등했고 코스피도 올랐다.
다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등 ‘빅이벤트’가 남아있어 안심하긴 이르다.
29일 코스피는 5.88포인트(0.28%) 오른 2114.10에 마감했다. 4거래일째 상승이다. 장 초반 1%대 상승폭을 보이며 2136.74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도 7.3원 내린 1119.2원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37% 오른 709.69에 개장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팔자’에 나서면서 695.48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심리에 불을 지핀 건 파월 연준 의장이다. 파월 의장은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두 달 전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서 멀리 있다”는 발언과 비교해 이번 발언을 비둘기적으로 해석했다. 과거 발언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서 멀어 더 자주 인상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번 발언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폭이 넓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전날 다우지수(2.5%)와 나스닥지수(2.95%)도 급등 마감했다.
추가 반등이 나타날지는 연말까지 남아있는 빅이벤트에 달려있다. 금융투자업계는 G20 정상회담과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증시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예정대로 12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내년 점도표(금리인상 횟수 전망)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었다.
김두언 KB증권 선임연구원은 “1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2019년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수정 경제전망과 점도표는 하향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의 변화가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연준이 ‘비둘기’로 돌아섰다는 건 그만큼 미국 경기가 약화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에 이어 미국마저도 경기여건이 불투명해진다면 금융시장은 연준 통화완화보다 경기여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G20 정상회담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올 한 해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번 만남으로 봉합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Great Deal(훌륭한 합의)’의 가능성은 낮지만 핫라인이 없는 것과 핫라인이 재개된 것과의 차이는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美 연준 의장 ‘비둘기파적’ 발언에 증시 반색
입력 2018-11-29 18:28 수정 2018-11-29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