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김은호 오륜교회 목사] 기도회 통한 초교파 연합 산파역, 그 역사를 쓰다

입력 2018-11-30 00:00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가 지난 16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 목양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새책 ‘기도의 현장에서 승리하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송지수 인턴기자
1998년 12월 작은 상가교회였던 오륜교회의 김은호 목사는 교회 이전과 사역 전반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자 기도원에 들어갔다. 목회자가 기도원에서 기도하는 동안 성도들은 밤 9시마다 예배당에 모여 기도회를 열었다. 그렇게 21일간 진행된 기도회가 20년 뒤 한국교회 1만 1000여개 교회가 모여 함께 기도하는 ‘다니엘기도회’의 시작이었다.

상가교회에서 시작된 기도회는 어느새 한국교회의 새로운 연합 사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간의 기록을 담아 ‘기도의 현장에서 승리하라’(꿈미)를 펴낸 김 목사를 다니엘기도회가 진행 중이던 지난 16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김 목사는 “제가 기도원에 있는 동안 성도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합심기도의 위력을 실감했다”며 “초대교회 때도 보면 마가의 다락방뿐만 아니라 베드로가 감옥에 갇혀있을 때에도 함께 모여 기도하는 등 한마음으로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체를 위한 기도,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는 마음을 합쳐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98년 시작한 다니엘기도회는 교회에서 꾸준히 진행하다 2013년 처음으로 38개 교회와 함께했다. 교단 교파가 다른 교회들이 오륜교회의 기도회를 자기네 교회에서 영상으로 보면서 참여하는 형식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김 목사는 “영상을 보면서 기도회를 하는 게 가능하냐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며 “하지만 참여한 분들은 이구동성으로 영상인데도 현장감이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두 번째 의구심은 21일간 기도회가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기도회를 3일만 해도 성도들이 마지막 날이면 확 떨어져나가고 참여율도 갈수록 줄어드는데 무슨 수로 21일 동안 기도회를 하느냐는 분들이 많았다”며 “다니엘기도회는 오히려 강력한 성령의 부어주심으로 새 힘을 공급받아 후반부로 갈수록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교회는 다니엘기도회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성도와 개별 교회, 지역별로 기도제목을 올리고 함께 중보기도할 수 있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다니엘기도회 참여 교회 찾기 프로그램도 있어서 출장이나 여행 중에도 가까운 교회를 방문해 참여할 수 있다.

김 목사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서 기도회를 위해 지방의 다른 교회를 찾아가는 색다른 경험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주님이 원하시는 연합과 일치가 이렇게 예배 현장에서 이뤄지는 게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3년 시작으로 2014년 264개, 2015년 1076개 교회가 동참했다. 2016년 3202개에서 2017년 1만 91개 교회로 껑충 늘어난 뒤 올해는 47개국에서 40만여명이 예배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많은 교회가 동참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교회 연합은 쉽지 않아서 ‘오륜교회라는 대형교회가 자기 이름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 오륜교회는 항상 드러나지 않게 섬겼다. 다니엘기도회 운영회를 통해 TV만 1500여대를 지방의 작은 교회들에게 전달했고 여러 방법으로 서로 돕는다. 대표적인 것이 다니엘기도회 기간 동안 모인 사랑의헌금이다. 김 목사는 “500원, 1000원씩 모인 사랑의헌금은 기도회가 끝난 뒤 당장 어려운 교회, 선교사, 이웃들을 섬기는 데 사용된다”며 “교회가 연합하고 사랑을 세상에 나눌 때 동시다발적으로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무엇보다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기도의 현장에서 승리를 맛보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다니엘기도회에서는 강단에 서는 간증자뿐만 아니라 기도에 참여한 사람들의 회복과 치유의 고백이 쏟아진다. 그는 “과거에는 삼각산에 가도, 지방 어디엘 가도 철야로 기도하고 예배하는 현장이 있었는데 갈수록 한국교회에 기도 현장이 사라지고 있다”며 “기도현장에서 승리할 때 내 삶의 현장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21일간 다니엘기도회에서 기도하는 습관을 통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도 승리하며 살아가길 바란다”며 “한국교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교회를 꿈꿨던 비전을 하나님이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이뤄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