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침묵 깨고 ‘강연정치’ 재개 “무너진 보수 재건하는 게 내 소명”

입력 2018-11-28 18:36 수정 2018-11-28 21:46
사진=뉴시스

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이 28일 5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강연 정치를 재개했다. 그는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정치적 소명”이라며 “이 소명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든, 희생이든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보수에 등 돌린 분들을 어떻게 업고갈 수 있느냐의 길을 두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화여대에서 열린 시장경제 세미나에 참석해 강연한 뒤 기자들을 만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유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 일고 있는 ‘반문(반문재인) 연대’ 움직임에 관해 “이 정부가 잘못 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야당이 힘을 합치자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반문이 보수의 목표, 비전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본인이 소속된 당이지만 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거리를 두고 있는 바른미래당에 대해선 “건전한 중도보수정당이라는 정체성으로 태어난 당이고, 보수라는 말을 부정하는 것은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라며 “언젠가는 당 안에서 분명히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에서 입당을 제의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나와 가까운 정치인들을 보내 빨리 입당하라는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며 “입당 제안에는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강연에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론은 내용의 상당 부분이 복지와 노동정책이라 성장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에 보이는 열과 성의를 반만 혁신성장에 쓴다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현 정부의 핵심 문제”라며 “시장만능주의가 답은 아니나 극단적 시장개입 또한 답이 될 수 없다. 균형적인 중도를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5개월간 국회 일정만 소화하며 대외 활동을 자제했다. 정치 일선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지만 그는 보수 진영 차기 대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됐다. 보수 진영에선 정부의 경제 실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통’인 유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유 의원은 “공개 활동을 자제하던 중에 오래전 약속을 지키자는 차원에서 세미나에 왔다”면서도 “앞으로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국가적 현안에 대해 필요할 때는 꼭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29일 연세대, 다음 달 7일 서울대에서도 경제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형민 심우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