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무역협회장 “수출시장 다변화로 미·중 무역분쟁 파고 넘어야”

입력 2018-11-28 21:15

“수출 다변화와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통한 무역기반 확대가 필요하다.” “기존 주력산업의 수출도 경제성장에는 기여했지만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하긴 힘들다.”

김영주(68·사진) 한국무역협회장은 다음 달 5일 무역의 날을 앞두고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수출입 평가와 내년 전망을 내놓으며 한국 수출산업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그는 “내년에도 무역수지는 증가하겠지만 증가율은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불안 등의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수출 성장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국제 무역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수출 성장률은 3%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6070억 달러(약 685조9000억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무역 흑자도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의 경우 업계의 선제적 기술 투자로 단일품목에서 1200억 달러(약 135조2400억원)를 돌파하는 수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수출에서 반도체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반도체 가격은 올 3분기부터 떨어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떨어진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며 “성장세는 둔화되겠지만 수요는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도체 분야도 계속 잘 해나가야겠지만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기차, 바이오헬스, 첨단 신소재 등 신산업 분야의 수출 성장률은 14%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기존 주력산업의 올해 수출 성과에 대해서는 “경제성장에 기여했지만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하긴 힘들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선업의 경우 2016년까지 수출 물량이 낮았으나 지난해와 올해를 거치면서 수주량을 조금씩 회복하는 추세다. 김 회장은 “수주한 물량이 내년에 인도되기 시작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협은 올해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 지원 및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김 회장은 “대기업의 경우 자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무협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면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해외 마케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국내외 전시·상담, 바이어 초청 등 내수기업을 수출 기업화하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내년 4월에는 코엑스에 ‘스타트업 글로벌 센터’를 열 계획이다. 김 회장은 “스타트업 투자자와 중소대기업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