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것을 보고 배운 게 없어요. 작은 회사지만 얼마나 연구를 많이 하고 개발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제품 수준이 달라집니다. 연구가 곧 투자이고, 투자가 곧 성과로 연결된다고 믿습니다.”
‘2018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헬스케어 업체 아람휴비스 박동순 대표는 27일 경기도 성남 아람휴비스 본사에서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아람휴비스는 2002년 설립돼 피부·모발 진단기, 영상 의료기기 등을 만들어 7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직원 48명, 매출 100억원 규모의 작은 회사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강소기업이다.
박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은 R&D 성과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17%에 이르는데 이게 우리 회사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아람휴비스는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정부의 중소기업 R&D사업 지원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하이브리드 피부·모발 진단기를 개발해 상용화했고 가정에서도 귀·코·목구멍·치아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하고 자가진단이 가능한 체온계 형태의 의료기기 ‘베베스캔’을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에 선정되려면 수출 비중이 매출의 50%를 넘어야 한다. 아람휴비스는 이 기준을 뛰어넘어 수출 비중이 80%에 이른다. 아람휴비스의 피부진단기는 로레알, P&G 등 글로벌 톱 브랜드와 계약해 7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아람휴비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올해 개발을 마친 베베스캔은 미국과 중국에서 의료기기로 인증을 받았다. 베베스캔은 고가의 의료장비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의 영상 화질로 귓속, 콧속, 목구멍 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이는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검증받았다고 한다. 특히 베베스캔 개발 스토리가 흥미롭다.
“지금의 베베스캔을 개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단계 베베스캔은 적어도 100만원은 받아야 하는 제품이었다. 이걸로는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기술 개발로 부품 단가를 낮추고 또 낮추다보니 제품 크기가 작아지고 원가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 클라우드 기업설명회(IR)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고 알리바바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베스캔은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타오바오에 가입된 2800만명의 알리 헬스 유저가 아람휴비스의 잠재 고객이 되는 셈이다. 박 대표는 “오랜 연구·개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보통신기술(IT), 인공지능(AI), 생명과학(BT), 클라우드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회사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람휴비스는 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기술력을 쌓아 정부와 대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신규 투자가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것은 우리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남=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2018 글로벌 강소기업’ 아람휴비스 박동순 대표 “매출액 17% R&D 투자가 경쟁력 비결”
입력 2018-11-2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