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과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생산 방식과 인력 구조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우리나라 완성차업계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매출 감소를 겪고 경영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세계적인 구조조정 바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GM은 27일 “비효율적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미래차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실제로 자동차업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ICT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스타트업이나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발해질수록 조직은 슬림해질 가능성이 있다. 빠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가지치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GM만이 아니다.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 역시 대대적인 인력감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드는 글로벌 판매 부진 등의 여파로 올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모건스탠리 등은 포드가 전 세계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20만명 중 10% 이상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업계의 이 같은 분위기는 전통적인 의미의 기술자보단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점차 중요해지고, 로봇기술 등의 발달로 생산 자동화의 범위가 커지면서 인건비 지출을 줄이는 대신 기술 투자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내 업계 역시 세계 자동차업계의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며 위기를 넘기 위한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7.4% 감소했다. 주가는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상용차 판매 감소로 전북 전주공장 트럭 생산설비는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12.39대에서 8대로 30% 이상 줄이고 300명에 가까운 인원을 전환배치하기로 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친환경,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현대차그룹 역시 낮아진 수익성을 개선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GM의 경우 북미와 그 외 지역의 생산공장 7∼8곳을 폐쇄하고 인력 감축에 나선다고 했지만 국내 생산공장 폐쇄는 예정된 바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GM 관계자는 “올 상반기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하고 실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한국GM은 이미 생산계획을 최적화했으며 생산계획과 관련된 추가적인 발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글로벌 자동차업계 구조조정 바람, 현대차 등 우리 업계도 파장 예고
입력 2018-11-27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