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고위 전문가그룹이 “과도한 국내총생산(GDP) 지표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등 이른바 세계 석학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이들은 GDP 성장에만 과도하게 의존한 탓에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고, 경제정책도 잘못 설정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은 27일 OECD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공동 개최한 ‘제6차 OECD 세계포럼’에서 ‘경제성과와 사회발전 측정에 관한 고위 전문가그룹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구리아 사무총장과 스티글리츠 교수, 장 폴 피투시 파리경제대 교수, 마틴 듀란 OECD 통계국장,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등 20명의 저명한 경제학자·통계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었다. 2009년 1편이 나온 이후 9년 만의 후속작이다.
전문가그룹은 보고서에서 GDP가 경제위기 예측 기능이 없다고 분석했다. 2008년 미국은 GDP 지표상 양적 성장을 지속하는 등 위기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또 각국이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경제성장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듀란 국장은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의 노력으로 실질GDP는 나아지고 있지만 국민 여건은 악화했다”며 “잘못된 정책으로 정부와 기관,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전문가그룹은 GDP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경제·환경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웰빙 측정 지표’를 제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이러한 성장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인지 등과 같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등 세계적 석학 20명이 던지는 경고
입력 2018-11-27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