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감에 지갑도 꽁꽁… 소비심리 21개월 만에 최저

입력 2018-11-27 18:54

국내 경기둔화 우려와 주가 급락 여파가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21개월 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경제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8년 11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5포인트 내린 96.0을 기록했다. 지난 12∼19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188가구가 응답한 결과다.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 정국이 빚어졌던 지난해 2월(9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의 종합적인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다.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17년 12월)를 기준으로 100보다 낮을수록 비관 심리가 많음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와 부진한 고용지표, 주가 하락이 이어진 가운데 생활물가는 오르는 상황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계의 경제 상황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지수(62)와 향후경기전망지수(72)도 나란히 10월보다 5포인트씩 떨어졌다. 가계의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지수(90)와 생활형편전망지수(90) 역시 전월 대비 각각 1포인트씩 하락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에 따라 내림세로 전환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달보다 13포인트 내린 101을 찍었다.

6개월 뒤 기준금리 향방을 예측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130)는 10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았다. 임금수준전망지수(118)는 3포인트, 취업기회전망지수(75)는 전월 대비 4포인트 내렸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