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쌀가게 ‘동네정미소’가 문을 열었다. 동네정미소는 강원도 철원 오대쌀 등 전국 각지의 20여 가지 쌀을 450g 단위로 포장해 판매한다. 1인 가구가 짧은 시간 동안 신선한 쌀을 먹을 수 있도록 적은 양을 포장한 것이다. ‘쌀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손님이 늘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생겼다. 쌀의 안정적인 수급과 고품질 쌀 도정을 위한 장비 개선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돌파구를 찾은 것이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이다. 동네정미소는 지난 8월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운영하는 투자전용관을 통해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5000만원을 목표로 한 펀딩은 1800만원을 초과한 6800만원으로 마무리 됐다. 동네정미소 황의충 공동대표는 “단순한 투자라기보다는 우리 사업을 함께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우군을 같이 만들 수 있는 점이 크라우드펀딩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홍보와 판매예측 등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도입 3년차를 맞은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이 창업 초기 농식품 기업의 금융 도우미로 각광받고 있다. 27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증권형 6건과 후원형 75건 등 총 81건이 진행 중이며 청약 성공금액은 7억1100만원에 달한다.
농식품 크라우드펀딩은 농식품 분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가진 기업이 소액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투자 대가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후원형’과 투자액에 따라 주식을 배당받는 ‘증권형’으로 구분된다. 기업들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회사 및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컨설팅 전문기관을 선정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안내와 준비사항 등을 상담해 주는 현장코칭, 추가 도움이 필요한 업체에 법률·회계·홍보 등을 지원하는 맞춤형컨설팅 등 크라우드펀딩 성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양일호 투자운용본부장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게 되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후속 투자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농식품 경영체의 참여를 유도해 농식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고 말했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창업 지원·상품 홍보까지…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각광’
입력 2018-11-27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