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기강 해이 수수방관 말고 대책 마련해야

입력 2018-11-26 04:01
청와대 직원들의 일탈이 계속되고 있다. 음주폭행, 음주운전, 음주운전 방조 의혹, 정치자금 불법 수수 혐의까지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의와 정의를 외치고 있는데도 청와대 직원들에게 영(令)이 서지 않고 있다.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 유모씨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한 술집에서 30대 남성을 마구 때린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유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에도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행패를 부렸고, 경찰관 얼굴을 가격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유씨를 직위해제했다.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3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문 대통령이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경고했지만 김 비서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을 직권면직했다. 경찰은 김 비서관의 차에 동승한 청와대 여직원 2명을 상대로 음주운전 방조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귀가시켰다. 청와대는 여직원 2명의 음주운전 방조 의혹도 철저히 조사해 엄정한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는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던 고(故) 강금원 회장의 시그너스컨트리클럽 측으로부터 2억8000만원을 받아 정치활동에 사용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물증도 확보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버티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는 송 비서관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검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야당의 포화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은 24일 “첫눈이 왔으니 탁 행정관을 놓아주라”고 요구했다. 공격의 빌미는 청와대가 제공했다. 지난 6월 탁 행정관이 저서에서 여성 비하 표현을 한 데 대해 논란이 일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임종석 비서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며 간곡히 만류했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일련의 사건은 청와대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는 수수방관하지 말고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을 일벌백계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