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축구 맹주 자리를 두고 다퉈온 한국과 일본이 감독 교체 후 나란히 무패 행진중이다. 첫 걸음을 기분 좋게 내디딘 두 나라는 이제 내년 1월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진검승부를 앞둔 두 나라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49) 감독이 8월부터 이끌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3승 3무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대표팀 감독 데뷔 후 최다 무패 기록도 새로 썼다. 러시아월드컵 이후 모리야스 하지메(50)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일본도 5경기에서 4승 1무를 거뒀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좋다. “공격과 지배의 축구를 하겠다”던 벤투 감독은 일관된 플레이스타일을 선보이며 자신의 철학을 팀에 녹이고 있다. 기술력 좋은 황인범, 남태희 등을 중용하고, 수비진부터 시작하는 빌드업(공격 전개)을 강조했다. 일본의 공격력도 좋아졌다. A매치 5경기에서 15득점을 기록, 경기 당 평균 3골씩 터뜨렸다. 우루과이(4대 3), 베네수엘라(1대 1) 같은 남미 강호를 상대로도 경기를 주도했다.
취임한 지 넉 달도 안 된 두 감독은 팀 운영에서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다. 벤투 감독은 유럽파부터 K리그2 소속까지 여러 선수를 두루 테스트했다. 손흥민 기성용 등 주전이 대거 빠진 호주 원정에선 주세종 정승현과 같은 새 얼굴을 투입하고도 경기력을 어느 정도 유지했다. 다만 부상으로 인한 전력 약화가 걱정이다. 9월부터 꾸준히 선발된 남태희는 2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돼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다.
아시안컵을 대비한 선수단은 12월 둘째 주쯤 소집된다. 벤투 감독은 그전까지 남은 K리그 경기와 FA컵 결승전을 챙겨보며 출전 명단을 고민할 예정이다. 벤투 감독은 21일 귀국길 인터뷰에서 “계획대로 최선의 경기를 할 수 있게 아시안컵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국내파를 중용해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키르기스스탄전에선 선발진 11명 중 10명을 J리그 선수들로 구성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다양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관찰하겠다”며 야마나카 료스케, 히데마사 모리타 등 신예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야마나카는 A매치 데뷔경기에서 골을 터뜨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24일부터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유럽으로 날아가 카가와 신지 등 해외파를 점검한다. 독일, 벨기에 같은 일본 선수들이 뛰고 있는 리그를 찾아 아시안컵에 대비한 최적의 조합을 찾는다.
평가전과 성격이 다른 대회가 주는 변수를 최소화하는 것도 두 나라의 과제다. 개별 A매치를 치르는 것과 달리 대회에 참가할 때엔 체력 관리, 컨디션 조절 등 주의해야할 점이 많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짧은 경기 간격과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선수단 관리에 더 신경써야한다”고 조언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파죽지세 韓·日축구… UAE서 맞짱 뜨나
입력 2018-11-22 18:57 수정 2018-11-22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