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나바로, G2 정상회담 열외…꽉 막혔던 무역협상 물꼬 트이나

입력 2018-11-22 19:01
초강경 반중파로 알려져 있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왼쪽)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나바로 위원장이 지난 5월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무역협상을 벌이기 위해 호텔을 나서는 모습.

미국이 다음 달 1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을 배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미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허용한 데 이어 미국도 대중 ‘매파’를 협상에서 제외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물꼬가 트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만찬 회동에 나바로 국장이 제외될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나바로 국장은 저서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Death by China)’ ‘웅크린 호랑이(Crouching Tiger)’ 등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 9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간담회에서 월스트리트의 은행가·헤지펀드 매니저를 “무보수로 일하는 미등록 외국인 로비스트”라고 비하하며 “이들의 임무는 대통령을 압박해 (중국과) 모종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바로 국장이 배제되면 미측 배석자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등이 될 전망이다. 향후 미·중 접촉에선 므누신 장관과 커들로 위원장 등 대중 ‘비둘기파’에 힘이 실리면서 양국 간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진전을 이루기를 바라고 있다”며 “미·중 정부 간 다양한 레벨에서 심도 있는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은 전날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해군과 연합훈련을 마친 미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의 홍콩 입항을 허용했다. 레이건함의 홍콩 입항 허용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에 내미는 화해의 제스처로 해석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